10명 중 8명 꼴로 통증 겪어
대장암, 간암은 다소 낮은 편
“암환자 진통제 처방 달라야”
대장암, 간암은 다소 낮은 편
“암환자 진통제 처방 달라야”
위장이나 간, 췌장 등 소화기계 암 가운데 췌장암에 걸린 환자들에서 통증을 호소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한소화기암학회 통증위원회가 지난 8~10일 열린 ‘제26차 세계소화기암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췌장암 환자는 전체의 82.4%가 통증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답해 통증 호소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지난 7월1일~8월 21일 동아대, 부산대, 고려대 등 국내 7개 대학병원 소화기암 환자 173명을 대상으로 국제통증기준을 이용해 환자들의 통증에 대해 조사한 데에서 나왔다. 췌장암에 이어 담도암(간의 담도에 생긴 암)이 81.3%로 뒤를 이었고, 위암 74.4%, 식도암 72.7%, 대장암 60%, 간암 48% 등의 순이었다.
소화기계에 생긴 암은 종류별로 통증 양상이 다른데 췌장암 환자는 보통 칼로 도려내는 듯한 심한 통증과 등 쪽으로 뻗치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고, 위암 환자는 명치 주변이 욱신거리거나 짓누르는 것 같은 통증을 느낀다. 상대적으로 통증을 덜 느끼는 대장암의 경우 변비가 생기거나 배가 더부룩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고, 담도암은 얼굴색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통증을 겪는 환자 비율이 높지만 통증 관리를 통해 제대로 개선되는 비율은 낮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통증이 생겨 진통제를 처방 받은 환자 가운데 통증이 완화된 경우는 33.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위원회는 “암 환자의 통증은 두통, 치통 등과는 다른 수준인데도 마약성 진통제 대신 아스피린, 타이레놀 등 효과가 약한 진통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장 효과 있는 마약성 진통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등 적극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