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이상 치료제에 내성 생긴 결핵
2014년 다제내성 결핵 850여명
치료기간 길고 치료실패도 많아
“지속적인 치료 유지할 시스템 필요”
2014년 다제내성 결핵 850여명
치료기간 길고 치료실패도 많아
“지속적인 치료 유지할 시스템 필요”
여러 결핵 치료제를 써도 듣지 않는 ‘다제내성 결핵’을 제대로 관리해야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제내성 결핵’은 결핵에 걸린 환자가 결핵 치료제를 먹다가 중단하는 등 결핵 치료제를 제대로 먹지 않아 결핵균이 결핵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15일 질병관리본부의 통계를 보면 대표적인 결핵 치료제인 아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을 포함한 2개 이상의 결핵 치료제에 대해 내성이 생겨 이들 약을 써도 듣지 않는 다제내성 결핵 환자는 2014년 기준 856명이다. 같은해 새로 신고된 결핵 환자는 4만3000여명이고, 이 중 2300여명이 숨졌다.
이와 관련해 결핵 분야 전문가들은 다제내성 결핵은 치료 실패도 많고 치료 기간이 길어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전체 결핵 발병률을 낮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보통 결핵의 치료 기간은 6~9개월이지만, 다제내성 결핵 치료는 1년 6개월에서 2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치료성적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나백주 서울시 서북병원장은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이유는 환자가 치료를 꾸준히 받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 국내에서는 결핵전문병원도 많지 않는 등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투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으로 결핵 환자의 치료비를 무료로 지원하는 등 각종 결핵 퇴치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감염을 차단하는 격리치료에 대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으로부터 인한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 2주 동안 격리 치료가 필요하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며 “하지만 환자 스스로가 지속적인 치료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생계 문제 등 현실적 문제가 있어 중도에 치료를 포기해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결핵에 걸리면 제대로 격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출산휴가와 마찬가지로 법적으로 병가를 보장해주는 등 결핵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인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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