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건강 화제
목구멍의 인두에 생긴 암 가운데 초기가 아닌 경우는 수술로 이를 제거하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방사선 및 항암제 요법만으로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방사선 및 항암제 요법은 목소리를 내는 데 관여하는 후두의 기능을 수술까지 한 경우보다 더 잘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팀은 ‘하인두암’ 3~4기 환자 91명을 대상으로 수술을 받지 않고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받은 비수술 환자군 34명과 수술을 받은 이후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받은 수술 환자군 57명으로 나눠 수술 여부에 따른 생존율과 후두의 기능 보존율 등을 분석했다. 하인두는 입안과 식도 사이에 있는 인두의 뒤쪽 부분으로 목소리를 내거나 호흡에 관여하는 후두 주변을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수술 여부에 관계없이 암 진단 및 치료 뒤 5년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후두의 기능 보존율은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만을 받은 환자 집단에서 88.2%로 수술까지 받은 환자 집단의 29.8%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두암을 수술할 때 주변 장기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데, 수술을 하지 않은 결과로 주변 장기의 기능이 보존돼 치료 뒤 삶의 질이 높아진 셈이다.
연구 결과 또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만 받은 환자는 암이 재발해 치료를 해야 할 때 수술이 필요한 경우 이미 수술까지 받은 환자보다 덜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암이 재발한 비수술환자 8명 가운데 7명은 수술이 가능한 상태였지만, 수술을 받은 뒤 암이 재발한 환자 13명 가운데 추가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2명에 불과했다.
김준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들의 생존율은 수술을 받은 환자들과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발성과 삼키는 기능은 수술을 받지 않았을 때 더 잘 보존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암 연구와 치료> 최근호에 실렸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