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신진대사에 꼭 필요하다. 하루 3g이면 되는데 한국인들은 하루 15g 가까이 소비한다. 참 짜게 먹는다. 한겨레 곽윤섭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이들이 만든 음식이 싱겁거나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나트륨(소금) 섭취량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많을수록 나트륨 섭취량이 많았다.
2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의 공개한 일산백병원 김동준 교수(당뇨병내분비센터장)팀이 2009~2011년 보건복지부의 ‘국민 건강 영양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만8천명의 소변을 분석한 논문을 보면, 나이가 많을수록 하루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팀은 이 논물을 국제 학술지인 <메디신> 3월호에 실었다.
이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대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3505㎎이었으나, 30대는 3983㎎, 40대는 4320㎎, 50대는 4797㎎, 60대는 5242㎎ 등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더 많았다. 그러나 70대는 5171㎎으로 60대보다 약간 줄어들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섭취 권장량인 2000㎎ 이상의 나트륨을 섭취하는 사람의 비율은 20대를 1로 할 때 30대는 1.8배, 40대는 2.5배, 50대는 3.9배, 60대는 5.9배, 70대 이상은 7.0배로 급격히 늘어났다. 권장량의 3배가 넘는 6033㎎ 이상의 나트륨을 하루에 섭취하는 사람도 20대를 1로 할 때 30대는 1.3배, 40대는 1.5배, 50대는 2.4배, 60대는 3.1배, 70대 이상은 3.3배로 커졌다.
이 보고서는 나이가 많은 세대가 더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는 이유로 “나이가 들면 미각과 후각이 감퇴해 나트륨이 많이 든 짠 음식을 선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한국인의 식습관이 김치나 장아찌, 절임 등 짠 음식을 위주로 먹어 온 것도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통상 부모 세대는 자식 세대의 음식이 싱겁다고 생각하고, 자식 세대는 부모 세대 음식이 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349㎎으로 권장량 2000㎎의 2배가 넘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3971㎎, 여성이 4763㎎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았다. 통상 가정 음식에 나트륨 함량이 높은데, 여성이 남성보다 가정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이 논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 분석은 밖에서 먹는 음식이 가정 음식보다 더 짜고 자극적이라는 통념과는 배치된다.
나트륨 섭취량은 학력과 소득이 낮을수록, 가족 숫자가 적을수록 더 많은 경향을 보였다. 술과 관련해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나트륨 섭취량이 가장 많았고, 주 4회 이상 자주 마시는 사람이 그 다음, 주 1~3회 마시는 사람이 가장 적었다. 직업별로는 농업·임업·어업 종사자와 노동자가 가장 섭취량이 많았고, 관리직과 전문직이 가장 섭취량이 적었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