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건강 화제
비타민C를 보충제나 영양제로 먹으면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타민C를 고용량으로 먹으면 암 등 각종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몇몇 의료계 인사의 주장은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암관리정책학과 교수는 오승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등과 함께 최근 국제학회지에 발표된 비타민C 보충제와 암 예방의 관련성을 조사한 임상시험 7편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2015년 11월호에 실렸다.
명승권 교수팀은 세계적인 의학데이터베이스에서 비타민C에 대한 효과를 다룬 논문을 검색해 최종적으로 7편의 임상시험 연구에 참여한 6만2619명의 자료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음식이 아닌 보충제의 형태로 비타민C를 복용한 군과 그러지 않은 군의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또 비타민C 보충제를 단독으로 먹었거나 다른 보충제와 함께 먹어도 비타민C의 용량이나 복용 기간과 관계없이 암 발생률 또는 암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아울러 성별, 흡연 유무, 국가, 암종별로 나눠 세부적으로 분석해도 역시 비타민C와 암 예방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승권 교수는 “천연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경우 암 발생률이 낮다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 결과는 많다. 하지만 음식이 아닌 보충제의 형태로 비타민C를 먹는 경우에는 임상시험 결과가 일관되지 않아 현재까지 이 주제로 발표된 모든 임상시험을 종합하는 연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또 명승권 교수는 “일각에서는 비타민C 보충제를 고용량으로 복용하면 암이나 심장·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바 없는 가설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한국영양학회가 하루 권장하는 비타민C 섭취 기준은 100㎎인 데 견줘,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성인 남성은 평균 104㎎, 여성은 109㎎을 음식을 통해 섭취하고 있었다. 명승권 교수는 “채소, 과일 등 음식을 통해 비타민C 섭취를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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