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건강 화제
간에 전이된 직장암을 치료할 때 항암제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한 뒤 수술을 하면 치료 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남규(대장항문외과)·신상준(종양내과)·금웅섭(방사선종양학과) 연세암병원 교수팀은 “간에 암세포가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은 직장암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를 한 결과 25명에 대해 수술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방사선종양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방사선 치료와 암> 온라인판에 실렸다.
진행된 직장암 환자의 15~20%는 진단 당시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직장에 생긴 암의 크기를 최대한 줄여 수술이 가능하도록 항암제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간에 전이된 경우 항암제 치료는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쓰기 때문에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미 간에 전이된 직장암을 치료할 목적으로 항암제 치료를 먼저 할지 아니면 방사선 치료를 먼저 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다.
이에 이번 연구팀은 간에 암이 전이돼 4기 직장암을 진단받은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2주 간격으로 4차례에 걸쳐 항암제 치료를 했다. 항암제는 전이된 직장암에 흔히 쓰이는 3가지 약을 혼합해 썼다. 1주일 뒤에는 직장암이 있는 부위에 5일 동안 단기 방사선 치료를 했고, 다시 1주일 뒤 항암제 치료를 4차례 했다. 그 결과 전체의 54%인 17명에게서 종양의 크기가 줄어든 것이 확인됐고, 78%인 25명이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김남규 교수는 “간에 전이됐을 정도로 진행된 직장암 치료에서, 먼저 항암제 치료를 한 뒤 단기 방사선 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인 다음 수술하는 것이 안전하고 암 축소에 확실한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뚜렷한 표준 치료 지침이 없는 ‘간에 전이된 직장암’ 치료에 하나의 좋은 치료 방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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