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욕심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뛰어야”
그는 달린다.
직업은 의사. 그래서 남들은 그를 ‘달리는 의사’라고 부른다.
지난 99년 3월 마라톤에 입문한 이후 42.195㎞의 풀코스를 23번, 하프코스는 15번 완주했고, 울트라마라톤(100㎞)도 세차례 완주했으니 마라톤 ‘전문가’라고 부르기 부족함이 없다.
56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느낌을 준다.
그는 마라톤 전도사로 불릴 만큼 많은 사람에게 마라톤의 즐거움과 건강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는 30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리는 세브란스 국민건강마라톤대회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안영수(연세대)교수.
그러나 안교수는 매년 이맘때면 단골손님처럼 찾아오는 마라톤 사망사고 소식이 들릴 때마다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서 안 교수는 지난 4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19건의 마라톤 사망사고를 분석했다.
그 결과 마라톤을 뛰다가 숨진 사람은 풀코스(2명) 출전자보다는 10㎞(7명)와 하프(6명), 5㎞(4명) 출전자가 많았다. 풀코스 23번 완주 울트라 3번 완주
4년간 19건의 사망사고 분석
‘3분이내 응급처치’ 체계 갖춰야 이는 경험이 부족한 초보자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사고 발생지점은 결승점이나 결승점을 불과 1㎞ 이내 남긴 곳(7건)에서 발생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는 후반 무리한 질주가 원인인 셈이다. 막판 기록 단축을 위해 달릴 경우 생명 단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승점에 들어 온 이후에도 4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완주이후 힘이 들더라도 천천히 걷거나 마무리 운동을 해줘야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는다고 안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염려스러운 점은 마라톤 사고의 대부분이 심장질환으로 돌연사라는 점이다. 안 교수는 “마라톤 사망사고는 아무 이상 없이 잘 달리다가 어는 순간 갑자기 쓰러져 즉시 처치하지 않으면 곧바로 사망에 이어지는 돌연사”라며 “빨리 발견해 빨리 처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달리는 사람의 심장질환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갑자기 표면화 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3분이내 인공호흡이나 심장 마사지 등의 응급처치를 해야 하고, 7분 이내 심폐소생조처를 취해야 사망을 막을 수 있다”며 “그러나 수천명이 함께 달리는 마라톤 대회에서 이렇게 빨리 환자를 발견해 응급조처를 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한해 국내에서 열리는 400여개의 마라톤 대회 가운데 극소수 대회를 제외하고 대부분 형식적인 의료체제를 갖추고 대회를 치른다는 것이다. 안교수는 “통계적으로 마라톤 출전자의 5%는 잠재적인 심장병 환자이고, 이 가운데 1% 정도가 마라톤 경기도중 발병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약 1만명이 출전한 마라톤 대회에서 자신도 모르는 심장질환자는 500명 정도이고, 5명이 돌연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밀검사를 하지 않는 한, 발병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심장질환자임을 알긴 어렵다. 그래서 안 교수는 이번 마라톤 대회에 모두 130여명의 의사가 포함된 220여명의 의료진을 구성했다. 이 가운데 90여명의 의사는 마라톤 대회에 직접 출전한다. 일정 간격으로 의사들이 달리면서 돌발사태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망사고 없는 마라톤대회 응급체계의 본보기를 만들려 하고 있다. “마라톤은 기록보다는 즐거움으로 뛰어야 합니다.” 안 교수는 달리기가 운동 가운데 가장 쉽고, 심폐기능을 단시간내에 효율적으로 늘려주는 가장 좋은 운동임을 강조한다. 글·사진/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그 결과 마라톤을 뛰다가 숨진 사람은 풀코스(2명) 출전자보다는 10㎞(7명)와 하프(6명), 5㎞(4명) 출전자가 많았다. 풀코스 23번 완주 울트라 3번 완주
4년간 19건의 사망사고 분석
‘3분이내 응급처치’ 체계 갖춰야 이는 경험이 부족한 초보자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사고 발생지점은 결승점이나 결승점을 불과 1㎞ 이내 남긴 곳(7건)에서 발생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는 후반 무리한 질주가 원인인 셈이다. 막판 기록 단축을 위해 달릴 경우 생명 단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승점에 들어 온 이후에도 4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완주이후 힘이 들더라도 천천히 걷거나 마무리 운동을 해줘야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는다고 안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염려스러운 점은 마라톤 사고의 대부분이 심장질환으로 돌연사라는 점이다. 안 교수는 “마라톤 사망사고는 아무 이상 없이 잘 달리다가 어는 순간 갑자기 쓰러져 즉시 처치하지 않으면 곧바로 사망에 이어지는 돌연사”라며 “빨리 발견해 빨리 처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달리는 사람의 심장질환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갑자기 표면화 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3분이내 인공호흡이나 심장 마사지 등의 응급처치를 해야 하고, 7분 이내 심폐소생조처를 취해야 사망을 막을 수 있다”며 “그러나 수천명이 함께 달리는 마라톤 대회에서 이렇게 빨리 환자를 발견해 응급조처를 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한해 국내에서 열리는 400여개의 마라톤 대회 가운데 극소수 대회를 제외하고 대부분 형식적인 의료체제를 갖추고 대회를 치른다는 것이다. 안교수는 “통계적으로 마라톤 출전자의 5%는 잠재적인 심장병 환자이고, 이 가운데 1% 정도가 마라톤 경기도중 발병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약 1만명이 출전한 마라톤 대회에서 자신도 모르는 심장질환자는 500명 정도이고, 5명이 돌연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밀검사를 하지 않는 한, 발병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심장질환자임을 알긴 어렵다. 그래서 안 교수는 이번 마라톤 대회에 모두 130여명의 의사가 포함된 220여명의 의료진을 구성했다. 이 가운데 90여명의 의사는 마라톤 대회에 직접 출전한다. 일정 간격으로 의사들이 달리면서 돌발사태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망사고 없는 마라톤대회 응급체계의 본보기를 만들려 하고 있다. “마라톤은 기록보다는 즐거움으로 뛰어야 합니다.” 안 교수는 달리기가 운동 가운데 가장 쉽고, 심폐기능을 단시간내에 효율적으로 늘려주는 가장 좋은 운동임을 강조한다. 글·사진/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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