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건강 화제
암 가운데 가장 생존율이 낮은 췌장암으로 국내에서 매일 11명이 사망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 12명이 매일 새로 진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췌담도학회가 한국췌장외과연구회, 한국췌장암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최근 낸 자료를 보면 췌장암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걸리는 암 순위에서 8위, 암 사망은 5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한해 5천명에 가까운 환자가 생겨 이 가운데 8%만이 생존한다. 이처럼 낮은 생존율은 지난 20여년 동안 거의 향상되지 않았다. 췌장암의 치료 성적이 낮은 이유는 초기에 환자가 느낄 만한 특징적인 증상이 없고, 여러 검사 방법으로도 초기에 진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췌담도학회의 분석자료를 보면 국내 췌장암 환자 5명 가운데 4명이 이미 암이 많이 진행돼 수술 치료가 쉽지 않은 단계에서 진단되고 있다.
췌장암은 아직 효과적인 항암제가 없어 수술 치료가 최선인데, 수술이 가능한 초기 단계(1~2기)에 진단돼 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은 20%대로 올라간다. 최근에는 췌장암 치료에 항암제나 방사선 요법을 도입하는 연구가 진행중에 있다.
췌장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은 대표적인 것이 바로 흡연이며, 50살 이상의 나이와 췌장암을 앓은 가족이 있는 경우가 꼽힌다. 또 만성 췌장염이나 당뇨를 앓았거나, 공해물질·화학물질 노출도 위험요인에 속한다. 췌담도학회는 췌장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흡연자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췌장염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독주나 과음은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할 것을 권고했다. 식사 습관에서는 과도한 육류 섭취는 피하고, 지방 함량이 매우 높은 음식이나 가공식품도 많이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신 현미나 잡곡, 채소,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김호각 췌담도학회 이사장은 “많은 국민들이 췌장암을 걸리면 사망하는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은 아는 만큼 피해갈 수 있다”며 췌장암 예방과 조기 진단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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