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과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의 섭취는 건강한 식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국제암연구소는 가공육을 매일 50g씩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18% 증가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가공육 50g의 양은 어느 정도일까?
환경 시민단체 환경정의가 조사한 결과, 50g의 양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편의점에서 파는 간식 대용 소시지 반 개에다 한 입만큼 더 먹으면 50g이다. 아이들 간식으로 자주 먹는 줄줄이 소시지 6개가 50g 분량이다. 얇게 썬 구이 햄 3~4장 먹으면 50g이 된다. 아이들이 자주 먹는 피자나 각종 음료수 등에 포함된 화학조미료 등을 고려한다면, 섭취량이 적다고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햄·소시지·베이컨을 줄 상황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연령별 가공육 섭취량을 살펴보면, 우리 아이들의 가공육 섭취량은 이미 상당하다.
2013년 10~19살 아이들은 하루 평균 14.9g의 가공육을 섭취했고, 1~9살에 아이들마저도 하루 평균 11g의 가공육을 섭취했다. 이것은 50대 이상 성인의 가공육 섭취량이 2g 이하인 것과 견주면 상당한 양이다. 특히 10~19살 남자아이들은 2013년 하루 평균 18.2g의 가공육을 섭취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한다. 가급적 가공육 섭취를 줄이려고 노력하면서 먹어야 한다면 조리법 등을 신경 쓰라고 말한다. 김정선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영양학 전공)는 “가공육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질산나트륨이 발암물질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라며 “무첨가 제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햄이나 소시지를 먹더라도 뜨거운 물에 데쳐서 먹는 것도 위험요소를 줄이는 방법이다. 또 장내에서 빨리 배출시킬 수 있도록 채소, 과일 등을 더 섭취할 것을 권했다.
동물성 단백질 자체가 나쁘다는 주장도 있다. 40년 이상 영양학을 연구하고 식이요법과 암에 대해 연구해온 콜린 캠벨 미국 코넬대 명예교수는 저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서 동물성 단백질이 암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식습관만큼 질병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없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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