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건강 화제
통풍이 있으면 당뇨나 고혈압 등 다른 만성질환이 있을 가능성도 커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풍은 소변을 통해 배출돼야 할 요산이 몸속에 쌓여 나타난다. 특히 엄지발가락 등 발목 아래 관절을 침범해 ‘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고은미 이사장·성균관대의대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9일, 2005~2008년 국내 3곳의 대학병원에서 통풍 진단을 받고 치료중인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고혈압을 가진 비율이 36%, 당뇨는 11% 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심장질환인 협심증을 가진 비율은 8.1%, 심부전은 6.6%로 집계됐다.
통풍은 술과 단백질을 한꺼번에 먹었을 때, 몸속 요산 농도가 높아져 주로 엄지발가락 쪽에 강한 통증이 나타난다. 진통소염제 등으로 임시 처치를 하거나 저절로 좋아지기도 해 자칫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풍이 나타날 수 있는 생활습관을 계속 유지하면 각종 만성질환에도 잘 걸릴 수 있다. 심승철(충남대의대 류마티스내과 교수) 류마티스학회 홍보이사는 “통풍은 방치할 경우 관절의 파괴뿐만 아니라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성 질환과 신장기능 이상 등 전신적인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통풍 환자들은 여러 만성질환에 대한 주기적인 검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풍 증상은 엄지발가락의 통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외 조사마다 다소 다르지만 통풍의 첫 증상은 엄지발가락 통증이 56~78%로 가장 많고, 이어 발등 25~50%, 발목 18~60%, 팔 13~46% 등이다.
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국내 통풍 현황을 보면, 통풍 환자는 2010년 약 22만명에서 2014년 약 31만명으로 최근 5년 동안 약 39% 늘었다. 성별로는 지난해 기준 남성이 약 28만명으로, 환자 10명 가운데 절대다수인 9명 이상이 남성이었다. 나이대는 주로 40·50대로 전체 환자의 절반이 이에 해당됐다. 류마티스학회는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지만, 남성의 경우 콩팥에서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기 때문에 남성 40~50대 환자가 많다. 40대 이상 남성이라면 통풍에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통풍은 쇠고기, 돼지고기, 등푸른 생선처럼 퓨린이라는 성분이 많이 든 음식이나 요산이 몸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방해하는 술을 마실 때 잘 생기므로 이런 음식은 피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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