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서 빠진 70대 확진 판정
증상 나온 뒤 세 병원 다녀
증상 나온 뒤 세 병원 다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병 한달이 넘었는데도 보건당국이 여전히 접촉자 범위를 느슨하게 설정해 추가 환자 발생 위험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1차 확산지인 평택성모병원에서 저지른 실수가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날 3명의 메르스 확진환자가 추가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170번째 환자(77·남)는 6일 건국대 병원에서 76번째 환자(75·여)에 노출된 뒤 15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76번째 환자가 건국대 병원 6층 왼쪽 병동에 5시간가량 머물렀는데, 170번째 환자는 당시 중앙 간호사실의 반대편인 오른쪽 병동에 입원해 있어 격리 대상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그새 170번째 환자는 19일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카이저 재활병원에 입원했고, 20일에는 구리시의 속편한내과를 방문해 방사선 촬영 검사를 받았다. 이어 20일 한양대 구리병원을 찾았다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책본부는 당시 건국대 병원 6층에 머물렀던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격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면역력이 약한 노인 환자가 많은 카이저 재활병원은 입원 환자 전원을 1인실에 격리하도록 조처했다. 병원 방문자와 의료진 등은 자가 격리하도록 했다. 속편한내과에서 해당 시간대에 진료를 받은 환자, 의료진, 방사선사 등도 자택격리 조처를 취했다.
보건당국의 격리환자 범위 설정에 허점이 잇따라 드러나 애먼 시민이 대규모로 격리 조처되고, 추가 환자 발생 우려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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