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노출된 투석환자와 가족이 방역복을 입은 응급구조대원의 엄호 속에 응급실 입구로 들어가고 있다. 이 병원 투석실에선 지난 11일과 13일 104명의 투석환자가 165번째 확진자로부터 메르스에 노출됐으며, 병원 쪽은 메르스 노출 환자들을 1명씩 격리 입원시키려고 병실을 준비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평균 12일 치료 뒤 완치 판정
평택성모는 36명중 23명 퇴원
주말 확진 3명중 2명 ‘의료진’
“병원 종사자 안전대책 강화를”
당국, 삼성서울 부분폐쇄 놓고
“24일 종료”→“확정 안돼” 번복
평택성모는 36명중 23명 퇴원
주말 확진 3명중 2명 ‘의료진’
“병원 종사자 안전대책 강화를”
당국, 삼성서울 부분폐쇄 놓고
“24일 종료”→“확정 안돼” 번복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추가 환자 발생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새로 발병하는 환자는 주로 메르스 감염 환자를 진료하다 전파된 경우여서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안전대책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에선 메르스가 완치돼 퇴원하는 환자도 점차 늘고 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19일 메르스 확진 환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고 20일 3명의 환자가 추가돼 확진 환자는 16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167번째 환자(53)는 지난 5일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서 76번째 환자한테서 전염되고, 168번째 환자(36)는 건국대병원 방사선사로 지난 6일 병원 응급실에서 76번째 환자를 엑스레이 촬영하는 과정에서 감염됐다고 설명했다. 169번째 환자(34)는 삼성서울병원 의사로, 이 병원 안전요원으로 지난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135번째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 메르스에 걸렸다. 심근허혈증·당뇨 등을 앓던 112번째 환자(63)가 20일 사망해 메르스 사망자는 모두 25명이다.
메르스 완치자는 이날까지 모두 43명이다. 확진자 4명에 1명꼴이다. 지난 5일 국내에서 두번째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퇴원한 뒤로 최근 완치자는 하루 6~7명까지 늘었다.
메르스 완치자들은 확진 판정을 받은 날부터 평균 12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증상이 나타나 확진 판정까지 2~3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상 시작부터 완치까지는 약 15일이 걸린 셈이다. 완치자들 가운데 가장 빨리 퇴원한 사람은 확진 뒤 6일, 가장 오래 걸린 사람은 22일 만에 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첫 메르스 유행지인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메르스 환자 36명 가운데에는 23명(63.9%)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완치자들은 대부분 시(C)형 간염 치료제 등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았으며, 폐렴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받기도 했다. 폐렴이 심해져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폐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심폐기능보조장치인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를 쓰기도 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지금까지 모두 8명의 메르스 환자에게 에크모 치료를 했고, 이 가운데 2명은 회복돼 에크모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째 환자는 여전히 에크모 치료 중이며 상태는 더 나빠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치 판정은 발열·기침·호흡곤란 등과 같은 증상이 더 나타나지 않고 두 차례에 걸친 메르스 확진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오면 내려진다.
한편 메르스의 최대 유행지인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부분폐쇄 조처를 보건당국이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가 이를 다시 번복해 논란이 일었다. 정은경 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의 부분폐쇄는 24일까지로 이를 더 연장하는 걸 지금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최근 이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137번째 환자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그 전에 노출됐던 사람들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부분폐쇄 날짜를) 24일로 유지한다. 하지만 파견된 특별방역단에서 상황 판단을 하고, 추가로 더 부분폐쇄가 필요하다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일에도 이 병원 의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의료진 감염이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고, 이 병원 암병동에서 아내를 간호하다 감염된 166번째 환자는 명확한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은 점 등이 지적되자 대책본부는 입장을 바꿨다. 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늦게 “삼성서울병원 부분폐쇄 기간의 종료 시점에 대해 정해진 바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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