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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사우디 의료진 “한국, 메르스 변이 가능성 대비해야”

등록 2015-06-16 18:42수정 2015-06-16 22:24

알리 바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질병관리본부장(오른쪽 둘째)과 감염병 전문가인 자파르 타우피끄 박사(맨 오른쪽)가 16일 오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초청 특강을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대 의생명연구원에 들어가기 앞서 적외선 온도계로 체온을 측정받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알리 바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질병관리본부장(오른쪽 둘째)과 감염병 전문가인 자파르 타우피끄 박사(맨 오른쪽)가 16일 오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초청 특강을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대 의생명연구원에 들어가기 앞서 적외선 온도계로 체온을 측정받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한국 의학계 초청으로 방한
“유전자 배열 계속 들여다보며
만일의 경우 대비해야
사우디에선 1년뒤 치사율 낮아져
작은 정보라도 지역사회 공유를
신속 대응만큼 위험 소통도 중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들을 진료한 경험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의료진이 “(한국이) 향후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에 대해서는 작은 정보라도 사회가 함께 공유하는 위험 소통이 강화돼야 메르스를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는 16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의료진 3명을 초청해 ‘메르스 감염의 역학적 임상적 양상과 관리’라는 주제의 특강을 열었다. 사우디 의료진은 이 자리에서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체가 앞으로 변이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존스홉킨스 아람코 병원의 감염병 전문가인 자파르 타우피끄 박사는 “현재 한국에서 발견된 메르스 바이러스는 사우디에서 발견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앞으로 변이 가능성이 있으니 유전자 배열을 계속 들여다보며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점은 사우디에서의 메르스 환자 치사율 변화다. 타우피끄 박사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2014년 4월께 보고된 메르스 환자 23명은 치사율 65%를 보였으나, 1년 뒤인 2015년 조사에서는 402명 환자의 치사율이 28.3%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황승식 인하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초창기엔 중환자 위주로 발견되고 치사율도 높았지만, 1년 뒤엔 증상이 가벼운 환자가 많아지는 대신 치사율은 낮아졌다는 것으로 이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건강한 젊은층한테 확산될 정도로 변이가 이뤄졌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지난 7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한국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변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타우피끄 박사는 또 아직 메르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좀더 많은 임상 사례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특강에 참석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메르스 치료에 쓰이는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린’에 관심이 있어 이 자리에 참석했다. 중동의 연구 상황을 보니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의료진은 또 메르스 극복을 위해 신속 대응과 함께 ‘위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알리 바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질병관리본부장은 “위험 소통이란 작은 정보라도 지역사회가 함께 공유해 불필요한 불안과 공포감을 낮추는 것이다. 위험에 대해 정확히 정의하고 쌍방향으로 전달해야 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특강에는 의료진과 제약업계 관계자 등 100명이 참석해 메르스에 대해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이날 특강에 참석한 이관 동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 상황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중동 의료진이 겪은 수년 동안의 연구와 치료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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