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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병원 가기 무서워” 아파도 안찾자…천막서 메르스 ‘격리 진료’

등록 2015-06-03 20:15수정 2015-06-03 21:35

방역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방역요원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안에 설치된 메르스 의심환자 임시격리실에서 진료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방역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방역요원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안에 설치된 메르스 의심환자 임시격리실에서 진료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메르스 비상 / 병원들 안간힘

“병원서 감염” 외래환자들 방문 꺼려
내원자들 전문보건용 마스크 착용도

다른 응급실 환자와 섞이지 않게
병원쪽, 의심환자 따로 대응 나서

메르스 핫라인 상담전화 빗발쳐
병원 담장 안으로 들어서니 ‘마스크 군단’이 나타났다.

3일 오전 11시40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안쪽엔 열에 일곱명꼴로 하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행인 열명 가운데 두셋만 마스크를 착용한 병원 밖 서울지하철 혜화역 부근의 풍경과 사뭇 대조적이었다.

환자 보호자로 병원을 찾은 정남순(53)씨는 “집 근처와 지하철에선 마스크 쓴 사람을 많이 못 봤는데 병원에 오니 대부분 착용하고 있어 나도 지레 겁이 나 마스크를 썼다”고 말했다. 정씨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이 대부분 병원 안에서 일어난다고 하니 더 걱정이 되더라. 주변 사람들은 웬만하면 병원 안 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환자 김철우(61)씨도 “평소엔 마스크를 안 쓰는데 집사람이 심상치 않다고 해서 쓰고 왔다”고 말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뿐만 아니라 일부 방문객 중에도 전문 보건용 마스크를 쓴 이들이 눈에 띄었다. 보건당국은 코와 턱 부분까지를 완전히 덮는 전문 의료용(KF94·99) 마스크는 메르스 확진 환자 등을 진료하는 의료진만 착용해도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매일 확진 환자가 불어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병원을 찾는 일반인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가능한 최대한의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외래 환자는 메르스 감염 우려에 본인 대신 보호자만 병원에 보내기도 했다. 환자 가족 김아무개(35)씨는 “어머니의 정기검진 결과가 나오는 날이라 함께 병원에 올 계획이었는데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셔서 같이 못 오고 저 혼자 약을 찾으러 왔다”고 말했다.

일반인들 사이에 불안이 커져가자 병원 쪽은 지난달 31일부터 응급실 앞에 천막 ‘메르스 임시 격리실’을 따로 만들었다. 메르스가 염려돼 병원을 찾은 사람들이 응급실로 직행하면 다른 환자들과 섞일 수 있어서다.

장아무개(44)씨는 이날 낮 12시께 어머니를 모시고 임시 격리실을 찾았다. 장씨는 “오랫동안 신장투석을 하는 어머니가 아침에 열이 39.6도까지 올랐다. 평소 다니던 의원에서 큰 병원에 가 메르스 검사를 해보라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격리실 안엔 전화기와 의자, 체온계 등이 구비돼 있다. 장씨의 어머니는 격리실 내 전화기로 응급실 의료진과 통화해 “열은 나지만 기침은 없다”고 말했고 15분쯤 지나 담당 의사는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어머니를 만났다. “열이 많이 떨어져 메르스가 의심되지는 않는다”는 소견을 듣고 장씨와 어머니는 발길을 돌렸다. 만약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면 병원에선 검체를 채취해 질병관리본부 쪽에 보내고 의심환자는 즉시 격리된다.

2일 병원 내 3차 감염 사실이 발표된 뒤 증폭된 ‘메르스 공포’를 반영하듯 ‘메르스 핫라인’엔 상담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2일 오전 9시부터 24시간 동안 메르스 핫라인(콜센터) 상담 실적이 1107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책본부가 지난달 30일부터 운영한 핫라인 상담 건수는 첫날 451건에서 1일 997건으로 급증했고, 2일엔 1000건을 넘어섰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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