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듬 때문에 고민이세요?
신생아, 지루성 피부염 잘 걸려
굵고 기름진 성인 비듬과 비슷
어린이, 비듬보단 각질 가능성
예방 위해 비듬 샴푸 쓰기보단
머리 자주 감고 잘 말리면 좋아
굵고 기름진 성인 비듬과 비슷
어린이, 비듬보단 각질 가능성
예방 위해 비듬 샴푸 쓰기보단
머리 자주 감고 잘 말리면 좋아
주부 서효선(40·서울 마포구)씨는 몇 주 전 딸(8)의 머리에서 하얀 가루들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매일 머리를 감겨주는데 왜 비듬이 생기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어른들이 쓰는 비듬용 샴푸를 아이에게 써볼까 하다 해롭지는 않을까 걱정돼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도 비듬이 발생할까?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어린이들의 두피에서 보이는 하얀 가루들은 비듬이라기보다는 각질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각질은 피부의 각질세포가 각화 과정에서 주기에 따라 저절로 떨어져 나오는 것을 말한다. 자주 머리를 감지 않았거나, 빗질을 너무 세게 자주 하거나, 머리를 감고 제대로 말리지 않아 두피가 축축한 경우, 또 선천적으로 땀이 많은 체질인 경우 각질이 더 생길 수 있다. 요즘처럼 온도가 낮고 건조한 겨울에는 특히 두피의 유수분 균형이 잘 맞지 않아 각질이 더 많아진다. 하루종일 난방을 많이 하는 건물에서만 생활해도 각질이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 비듬 샴푸를 쓰기보다는 머리를 자주 감고 잘 말리고 머리를 너무 세게 묶지 않는 등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비듬인지 아닌지 판별할 때는 비듬의 양, 두피의 염증, 피지의 과다 분비 정도, 냄새, 두피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특히 비듬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말라세지아균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이외에도 비듬증, 지루성 피부염, 두부건선, 백선 등의 두피 질환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신생아가 막 태어나 한두 달 정도 지나면 지루성 피부염에 잘 걸린다”며 “이런 비듬은 성인처럼 굵고 기름이 많은 비듬 형태를 띄고, 이 비듬은 말라세지아균에 의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는 나이스타틴, 아연 제제가 함유된 샴푸 등을 사용하면 완치가 잘 된다. 반면 어린이 비듬은 건조하고 양이 적은 것이 특징이며, 사춘기 이전 어린이들에게는 말라세지아균이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아토피나 지루성 피부염 등 피부질환으로 인해 비듬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피지 분비가 급증하는 사춘기 이후의 아이들이나 성인에게는 말라세지아균이 기생할 수 있는데, 스트레스, 호르몬 균형 이상, 산화 피지 증가, 두피 불결 등으로 인해 이 균이 활성화돼 비듬이 늘어날 수 있다. 최근에는 성인 비듬이라도 말라세지아균 비율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김 교수는 “건강한 두피와 질환이 있는 두피를 연구해보니 균의 분포도가 달랐다”며 “비듬이 있다고 반드시 말라세지아균의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두부 건선 때문에 비듬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질환에 걸리면 두피에 비듬이 켜켜이 쌓여 굳어져 덩어리로 보인다. 이 때는 건선용 연고를 써야 한다. 두부 백선은 백선균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항진균제를 바르고 약도 복용해야 한다.
이처럼 비듬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며, 아이 비듬과 성인 비듬의 양상이 다르니 전문가에게 정확한 원인에 대해 묻고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비듬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머리를 자주 감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땀이 많은 아이들은 땀을 흘린 뒤 반드시 머리를 감고 말려주도록 하자. 단 드라이기를 과도하게 사용해도 두피가 건조해지니, 적당히 말린 뒤 머리를 푼 상태에서 통풍이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여자 아이들의 경우 머리를 묶을 때 물뿌리개로 머리에 물을 뿌린 뒤 묶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 물을 너무 많이 뿌리면 땀과 물로 머리가 축축해져 두피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겨울에는 수분 섭취가 중요하니 물을 충분히 마시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자.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좀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 육아 사이트 ‘베이비트리’(babytree.hani.c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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