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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간 질환 민간요법에만 의존하면 위험”

등록 2010-10-20 10:09수정 2010-10-20 17:36

유병철(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유병철(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간의 날’ 토론회 여는 유병철 대한간학회 이사장
“간 질환은 40대 이상 한국인 남성의 주요 사망 원인을 차지할 정도로 위협적입니다. 하지만 불치병은 아닙니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합니다.”

20일 올해로 11회를 맞는 ‘간의 날’을 앞두고 만난 유병철 대한간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간경화나 간암도 충분히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 질환이 대체로 자각증상 없이 악화돼 ‘침묵의 장기’로 인식되고는 있지만, 정기검진만 잘 받아도 간경화나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 질환과 관련해서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요. 심지어 만성 간염 환자들도 병원 약이 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지요.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헛개나무, 민들레, 영지, 상황버섯, 인진쑥 같은 간에 좋다는 민간요법에 더 많이 의존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간을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실제 유 교수의 내원 환자 10명 가운데 2~3명이 검증되지 않은 약재와 야생식물 각종 녹즙과 엑기스, 고가의 수입 건강식품 등을 먹고 독성간염에 걸려 치료를 받는 사례라고 한다. 유 교수는 “만성 간 질환자가 독성간염에 걸리면 간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며 “검증 안된 약제나 식품, 건강보조식품의 복용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간학회는 20일 ‘A형 간염 현황과 건강식품 관련 간질환 실태’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한다.

집안에 간 질환 환자가 있거나 평소 감기나 몸살, 피로감 식욕부진 등을 느낀다면 정기검진이 필수다. 간 질환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국내에서 다발하는 A·B·C형 간염이다. 특히 국내 성인의 5~8%가 보균자로 추정되는 B형 간염 환자 가운데 1/3이 간경화나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실제 국내 간암 환자의 50~70%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다. 유 교수는 “이들 세대는 백신 접종도 안한데다 본인이 바이러스 보균자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B형 간염이 수직감염 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집안 내력이 의심된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보균자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음주나 흡연,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이 간경화나 간암으로 악화되는 경우는 드물다. 유 교수는 “고도비만인 경우 간경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지방간은 담배와 술, 체중을 줄이면 반드시 해결된다”며 “건강보조식품이 아닌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간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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