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을 조금만 줄여도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세계적 권위의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지난 24일 두 편의 비만에 관한 대규모 연구 논문이 실리자, 세계의 비만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비만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지만, 과체중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상반된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그동안 논란의 여지가 컸기 때문이다.
이번 두 논문은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과 미국 암연구소 케네스 애덤스 박사팀이 각각 제출했다. 지 교수팀은 지난 1992년 당시 30~95살 연령대에 속한 한국인 120만명의 체중과 사망률의 관계를 12년 동안, 애덤스 박사팀은 1995년 당시 50~71살인 미국인 52만7천여명을 10년 동안 각각 살폈다.
한국인 120만명·미국인 52만명 10년 이상 추적 조사해보니,
과체중 암환자 1.12~1.56배 위험… 비만땐 최고 2~3배 높아져… 연구 기간에 한국인은 8만2천여명이, 미국인은 6만1천여명이 숨졌는데, 그들의 사망 원인을 분석해본 결과 암과 심혈관질환 등으로 말미암은 사망 위험도가 비만 단계에서뿐만 아니라 과체중 단계에서도 기준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비만은 체질량지수(BMI,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단위는 ㎏/㎡)를 기준으로 30 이상, 과체중은 25~30, 정상은 18.5~25, 저체중은 18.5 미만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체중 80㎏에 키가 1.7m인 사람의 체질량지수는 27.6으로 과체중에 속한다.
지 교수팀 연구에서는 체질량지수 23.0~24.9에 속한 사람들이 모든 질병으로부터 사망 위험도가 가장 낮았으며, 25.0~29.9인 과체중은 1.04배, 30 이상 비만인은 1.71배로 나타났다. 특히 과체중 단계에서 사망 위험도가 높은 암으로는 남성 대장암 1.56배, 남성 간암 1.12배, 여성 유방암 1.53배, 여성 간암 1.46배 등이 있었다. 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한국인들의 평균 체질량지수는 23.2로 집계됐고, 암사망률은 26.0~28.0 이상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노인보다는 중년층의 비만이 훨씬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또 “체질량지수 30 이상에서는 암 사망 위험도가 남녀 평균 1.5배 증가하고,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 사망 위험도는 2.4배 높아진다”며 “특히 신장암의 사망 위험도는 남녀 4.35배, 여자 2.60배로 급격하게 상승한다”고 말했다. 애덤스 박사팀의 연구에서 미국인의 체질량지수는 평균 28.0 가량으로 50살 연령대에서 23.5~24.9를 기준으로 할 때, 25~29.9인 과체중자의 사망 위험도는 1.1~1.3배 높았다. 특히 비흡연자일 경우에는 사망 위험도가 남성은 1.3~1.5배, 여성은 1.2~1.4배로 더 높게 나타났다. 30 이상 비만인의 사망 위험도는 무려 2~3배 이상 높았다. 두 논문을 두고 티머시 바이어 콜로라도의대 교수는 “한국팀은 미국에서는 정상체중으로 간주되는 ‘과체중’ 단계에서도 모든 질병의 사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며 “체중은 나이가 듦에 따라 불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번 두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운동이나 음식조절 등 간단한 노력으로 체중 증가를 막기만 해도 건강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논문은 저체중일 때 사망 위험도가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같은 결과를 보였다. 지 교수팀은 체질량지수 18.5 미만 저체중에서 사망 위험도가 1.2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애덤스 박사팀은 18.5 미만에서 1.5배 높았다. 이는 비만도와 사망률의 상관관계가 유(U) 또는 제이(J)자 모양을 보이는 이전의 연구결과들을 확인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망률은 저체중에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정상체중에서 낮아지고 다시 과체중에서 비만으로 가면서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 교수팀은 저체중에서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결핵, 만성 폐쇄성 폐질환, 천식, 폐렴 등 호흡기 질환 때문임을 밝혀냈다. 저체중 자체만으로는 사망 위험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에서 저체중자들이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쉬운 것인지, 아니면 호흡기 질환에 걸린 사람들이 체중감소를 일으켜 저체중 상태에 빠지는 것인지는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지 교수는 “남자 비흡연자에서는 저체중 사망 원인의 절반 이상이 호흡기 질환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며 “저체중에서 사망률이 높게 보이는 현상은 호흡기 질환 같은 만성질환에 이환된 뒤 오랜 기간 체중감소가 나타나면서 사망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과체중 암환자 1.12~1.56배 위험… 비만땐 최고 2~3배 높아져… 연구 기간에 한국인은 8만2천여명이, 미국인은 6만1천여명이 숨졌는데, 그들의 사망 원인을 분석해본 결과 암과 심혈관질환 등으로 말미암은 사망 위험도가 비만 단계에서뿐만 아니라 과체중 단계에서도 기준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비만은 체질량지수(BMI,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단위는 ㎏/㎡)를 기준으로 30 이상, 과체중은 25~30, 정상은 18.5~25, 저체중은 18.5 미만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체중 80㎏에 키가 1.7m인 사람의 체질량지수는 27.6으로 과체중에 속한다.
지 교수팀 연구에서는 체질량지수 23.0~24.9에 속한 사람들이 모든 질병으로부터 사망 위험도가 가장 낮았으며, 25.0~29.9인 과체중은 1.04배, 30 이상 비만인은 1.71배로 나타났다. 특히 과체중 단계에서 사망 위험도가 높은 암으로는 남성 대장암 1.56배, 남성 간암 1.12배, 여성 유방암 1.53배, 여성 간암 1.46배 등이 있었다. 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한국인들의 평균 체질량지수는 23.2로 집계됐고, 암사망률은 26.0~28.0 이상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노인보다는 중년층의 비만이 훨씬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또 “체질량지수 30 이상에서는 암 사망 위험도가 남녀 평균 1.5배 증가하고,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 사망 위험도는 2.4배 높아진다”며 “특히 신장암의 사망 위험도는 남녀 4.35배, 여자 2.60배로 급격하게 상승한다”고 말했다. 애덤스 박사팀의 연구에서 미국인의 체질량지수는 평균 28.0 가량으로 50살 연령대에서 23.5~24.9를 기준으로 할 때, 25~29.9인 과체중자의 사망 위험도는 1.1~1.3배 높았다. 특히 비흡연자일 경우에는 사망 위험도가 남성은 1.3~1.5배, 여성은 1.2~1.4배로 더 높게 나타났다. 30 이상 비만인의 사망 위험도는 무려 2~3배 이상 높았다. 두 논문을 두고 티머시 바이어 콜로라도의대 교수는 “한국팀은 미국에서는 정상체중으로 간주되는 ‘과체중’ 단계에서도 모든 질병의 사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며 “체중은 나이가 듦에 따라 불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번 두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운동이나 음식조절 등 간단한 노력으로 체중 증가를 막기만 해도 건강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논문은 저체중일 때 사망 위험도가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같은 결과를 보였다. 지 교수팀은 체질량지수 18.5 미만 저체중에서 사망 위험도가 1.2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애덤스 박사팀은 18.5 미만에서 1.5배 높았다. 이는 비만도와 사망률의 상관관계가 유(U) 또는 제이(J)자 모양을 보이는 이전의 연구결과들을 확인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망률은 저체중에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정상체중에서 낮아지고 다시 과체중에서 비만으로 가면서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 교수팀은 저체중에서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결핵, 만성 폐쇄성 폐질환, 천식, 폐렴 등 호흡기 질환 때문임을 밝혀냈다. 저체중 자체만으로는 사망 위험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에서 저체중자들이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쉬운 것인지, 아니면 호흡기 질환에 걸린 사람들이 체중감소를 일으켜 저체중 상태에 빠지는 것인지는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지 교수는 “남자 비흡연자에서는 저체중 사망 원인의 절반 이상이 호흡기 질환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며 “저체중에서 사망률이 높게 보이는 현상은 호흡기 질환 같은 만성질환에 이환된 뒤 오랜 기간 체중감소가 나타나면서 사망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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