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대부분 시행…규제 아니다”
건강보험공단 약값 제도 토론회
건강보험 약가제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과 독일 전문가들이 우리가 도입을 추진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적극 권고하고 나섰다.
포지티브 방식은 질이 좋으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의약품만 건강보험에 채택하는 선별등재 방식이다.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바람직한 약값 제도 모색 토론회’에서 엘리아스 모시아로스 영국 런던정경대학 석좌교수는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10%대의 약값 지출로도 국민의 건강을 적절히 지켜내면서 제약산업도 키워 나가고 있다”며 “한국의 건강보험 재정 지출 비중이 30%에 이르는 것은 정부가 약값 조정에 적절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모시아로스 교수가 내놓은 ‘2005년 의약품 사용에 대한 국제비교자료’를 보면, 약값이 전체 보건의료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네덜란드가 11.8%, 스웨덴 12.8%, 영국 15.9%, 독일 13.6%, 벨기에 16.3%, 프랑스 20.1% 정도다.
그는 또 약값 결정 과정에 제약회사가 약 개발에 얼마나 많은 비용을 들였는지 파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제약회사의 판매력과 로비 능력에 따라 약값이 결정되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영국 등은 제약회사가 너무 많은 이익을 보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치료 효과에 따라 약값을 재조정하는 국가들도 있다고 모시아로스 교수는 설명했다.
적정한 약값 지출을 위해서는 비용은 적으면서 질 좋은 의약품만 보험 품목으로 정하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들여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레인하드 부스 독일 베를린과학대학 교수는 “약값 설정과 관련해 비용과 질을 동시에 고려하는 경제성 평가는 1987년 오스트레일리아가 관련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시작한 이후 거의 모든 유럽 국가들이 이를 전담하는 독립기구를 설립했다”며 “최근 한국이 추진하기로 한 포지티브 방식은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평가기구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올 때마다 약값 설정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독립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최근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포지티브 등재 방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대다수가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놓고 미국이 한-미 에프티에이에서 무역 장벽 또는 규제라고 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그는 또 “평가기구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올 때마다 약값 설정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독립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최근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포지티브 등재 방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대다수가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놓고 미국이 한-미 에프티에이에서 무역 장벽 또는 규제라고 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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