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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당후룩’ 죄책감에 ‘제로 탕후루’?…“단맛 집착 자극 못 피해”

등록 2023-09-19 15:28수정 2023-09-19 22:18

“당류 하루 권장섭취량이 50g인데
탕후루 1개에 든 당류 25g이나 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0대를 중심으로 탕후루 열풍이 계속되면서 최근에는 ‘제로탕후루’까지 등장했다. 탕후루는 꼬치에 다양한 과일을 끼워 설탕을 묻혀 먹는 중국 전통 디저트인데 당 과다 섭취 우려가 나오자 ‘제로콜라’처럼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사용한 것이다. 전문가는 당류 섭취는 줄 수 있지만 단맛을 계속 찾는 ‘자극’이 될 수 있다며 ‘제로탕후루’ 역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제로탕후루’ ‘제로 슈거 탕후루’를 사 먹었다거나, 집에서 직접 만들어봤다는 경험담을 볼 수 있다. 설탕을 섭취하는 것보다 당 섭취를 줄일 수 있지 않겠냐는 심리가 깔린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탕후루는 물론, 제로탕후루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이날 와이티엔(YTN) ‘뉴스라이더’에 나온 허양임 분당 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탕후루 만드는 재료를 보면 물엿이나 설탕 자체를 과일에 입혀서 과일에 들어있는 자연당인 과당뿐 아니라 단순당인 설탕 섭취가 너무 높아서 문제가 된다”며 “당류 하루 권장섭취량이 50g인데, 조사 결과를 보면 탕후루 1개에 들어있는 당은 25g으로 1개만 먹어도 (하루 권장섭취량의) 절반을 먹게 된다”고 지적했다. 탕후루는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 키워드 검색량이 올해 1월에 견줘 7월 47.3배가 늘어 검색어 순위 3위에 오를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허 교수는 “성장기에는 단순당 섭취를 줄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갑자기 당을 많이 섭취하면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계속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다 보면 인슐린 저항성(인슐린 작용이 떨어진 상태)이 생겨 당뇨의 위험이 올라가고 당연히 열량 섭취도 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비만의 위험도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최근 등장한 ‘제로탕후루’에 대해서도 가급적 섭취를 줄이라고 조언했다. 허 교수는 “인공감미료 자체가 사용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입증된 바가 없다”고 지적하며 “인공감미료로 만든 음식이 당류 섭취는 줄 수 있지만 우리가 단맛을 계속 찾게 되는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제로탕후루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수들. 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수들. 연합뉴스

앞서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단맛이 설탕의 약 200배에 달하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 ‘2B군’(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2B군은 인체 및 동물실험에서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로, 김치나 피클 같은 야채 절임도 포함돼 있다. 2B군으로 분류된다고 해서 식품 섭취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기존에 설정된 아스파탐 일일섭취허용량도 ‘체중 1㎏당 40㎎’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 식품안전 담당 책임자는 아스파탐 2B군 분류 발표 당시 “인공감미료가 든 다이어트 콜라(제로 콜라)를 마실지 설탕이 든 일반 콜라를 마실지 결정해야 한다면 제3의 선택지를 권하고 싶다. 바로 물을 마시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제조 업체에 모든 식품에서 아스파탐을 당장 빼라고 요구하진 않지만, (과다 사용을 삼가는 등) 조절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최근에는 마라탕을 먹고 후식으로 탕후루 먹으러 간다는 의미로 ‘마라탕후루’라는 말도 생겼는데 마라탕의 경우 나트륨 과다 섭취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허 교수는 “나트륨 하루 권장섭취량이 성인 기준 2g인데 마라탕 한 그릇만 먹어도 권장섭취량을 초과하게 된다”며 “마라탕을 먹게 되더라도 가급적 국물은 적게 먹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달고 짠 음식을 한꺼번에 먹는 유행이 특히 성장기에 있는 10대들 사이에서 도는 것을 두고 허 교수는 “어른이 돼서 입맛을 바꾸고 건강한 식단을 하게 되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에 식습관이 형성되는 소아청소년 시절 집에서부터 부모님이 건강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음식에 대한 교육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또 학교 주변에서는 (탕후루 등) 이런 음식을 파는 환경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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