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박동창 회장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이 인터뷰 뒤 사진을 찍고 있다. 김창금 선임기자
‘맨발 걷기’ 확산시킨 ‘맨발 대부’
초기 대중화서 지금은 법제화 애써
“온 산 야자 매트로 ‘맨발 걷기’ 불편” “맨발로 걸으면 세상 달라져 보여
지나쳤던 나무와 숲길, 하늘과 교감” 땅의 지압자극, 혈류 개선, 체내 에너지원 활성화 등 맨발 걷기의 효능은 다양하다는 게 박 회장 생각이지만 실증과학 측면에서 일부 증명의 문제가 있다. 하지만 신발을 벗고 맨발로 땅을 내디뎌 신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느끼는 것은 해본 사람만이 얻는 실존적 체험이다. 그것을 ‘수치화된 데이터’가 아니라고 무시할 수는 없다. 전주, 화성, 용인, 남원, 장수, 서울, 인천, 충주 등 시·군·구 지자체가 앞다퉈 맨발 걷기 환경조성을 위한 조례를 만든 것은 시민들의 건강권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곳곳에 황톳길이 생기고, 아파트나 강 주변에 맨발 산책로를 조성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자문 요청도 많이 들어온다. 국회를 통해 접지권 입법화를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물론 맨발 걷기의 장애물도 여전히 있다. 최근 몇 년 새 공원 산책길에서부터 사적지 등 온갖 곳에 깔려 있는 야자 매트는 가장 큰 ‘적’이다. 박 회장은 “수입 야자 매트로 인해 땅을 밟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산도 숨을 못 쉬어 답답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울퉁불퉁한 야자 매트는 겨울철이면 습한 표면이 딱딱하게 얼어붙어 신발을 신은 등산객에게도 위험하다. 맨발 걷기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박 회장은 “서울 도심 한복판의 왕릉에서 맨발로 걷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먼지 묻은 구두를 신어야 예의가 있고, 맨발은 무례하다는 것은 편견이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10분 정도라도 맨발로 왕릉을 걷는다면 기분전환도 되고, 왕릉의 공원 기능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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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이 책을 선물하면서 써준 글.
연재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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