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위치한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모습. 사진 서울백병원 제공
서울 명동성당 맞은편에 위치한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이 만성적인 적자 끝에 개원 83년째인 올해 폐원 수순을 밟는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5일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티에프)팀이 20일 이사회에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서울백병원은 해당 안건이 이번 이사회에서 의결되면 문을 닫는다.
종합병원인 서울백병원이 폐원 직전까지 온 건 20년 가까이 이어진 적자 탓이다. 최근 20년간 누적 적자만 1745억원에 달한다. 서울백병원은 2016년부터 티에프(TF)팀을 만들어 경영정상화를 시도했다. 한 때 500개가 넘었던 병상 수를 지난해 158개, 올해 3∼4월 122개까지 줄이는 한편 기금 유치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외부 전문기관 경영컨설팅에서도 현행 종합병원 유지부터 요양병원·노인주거복지시설 추진까지 여러 방안이 검토됐지만 다른 용도로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티에프팀도 “수많은 정상화 방안과 구조조정을 실행했는데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이대 동대문병원(2008년), 중앙대 용산병원(2011년), 제일병원(2021년) 등 서울백병원 주변 병원들도 운영난 등에 잇따라 폐원했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을 폐원하더라도 상계·일산·부산·해운대백병원 등 법인 내 다른 병원 전보 등으로 교직원 393명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