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 모습. 연합뉴스
2021년 건강보험 보장률이 전년보다 0.8%포인트 감소한 64.5%로 집계됐다. 건강보험 보장률이란, 건보 가입자가 지출한 총 진료비 가운데 건강보험 부담금 비중을 뜻하는데 이러한 수치가 전년에 견줘 하락한 건 2016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의원 2421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2021년도 건강보험 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 건강보험 보장률은 64.5%로 2020년 65.3% 대비 0.8%포인트 감소했다. 2021년 총 진료비 약 111조1000억원 가운데 건강보험이 71조6000억원가량을 부담했다. 환자가 100%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비는 17조3천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은 62.7% → 63.8% → 64.2% → 65.3%로 해마다 전년보다 0.1∼1.1%포인트씩 소폭 상승했다.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는 질병으로 인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5년간 30조6천억원을 투자해 건강보험 보장률 70% 달성” 목표를 내건 일명 ‘문재인 케어’를 시행했다. 그러나 문재인 케어가 목표로 한 건강보험 보장률 70% 달성은 결국 불가능해졌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케어’ 폐기를 공식화했으나,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보장성 강화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 건강보험 보장률이 하락한 원인을 동네 의원(치과 및 한의원 제외)에서 비급여 진료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원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20년 59.6%에서 2021년 55.5%로 4.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진료비 가운데 비급여 비중은 같은 기간 20.2%에서 25.0%로 4.8%포인트 상승했다. 의원에서 활용한 비급여 진료 항목을 살펴보면, 도수치료(재활 및 물리치료) 비율이 2020년 4.9%에서 2021년 16.2%로 크게 늘었다.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 인공수정체(치료재료대) 비중도 같은 기간 23.0%에서 24.6%로 증가했다. 반면 2021년 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 확대와 비급여인 1인실 이용이 줄면서,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 건강보험 보장률은 2020년 68.6%에서 2021년 69.1%로 0.5%포인트 증가했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강조해 온 윤석열 정부는 비급여 진료 관리 강화 종합대책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비급여 진료를 대체할 수 있는 건보 적용 치료에 대한 정보 제공 확대와 비급여 진료 확대를 부추기는 민간 실손의료보험 합동 점검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중점 관리가 필요한 비급여 진료 항목을 선정해 안전성·효과성·대체가능성 등 상세한 정보 공개를 추진하고 금융당국이 실손의료보험 상품 구조와 관리체계를 개선하도록 협업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2차 비급여 관리 강화 종합대책’으로 조속히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