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46억원 횡령’을 확인하고도 돈을 빼돌린 직원에게 월급까지 정상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3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급여지급 내용을 보면, 9월23일 건보공단은 약 46억원을 횡령한 뒤 해외로 도주한 최아무개 팀장(44)에게 월급 444만370원을 전액 지급했다. 지난 22일 최 팀장이 횡령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다음 날인 23일 급여를 정상 지급한 것이다. 채권압류 등으로 지급이 보류된 건강보험비(진료비)를 관리하던 최 팀장은 올해 4월 27일부터 9월 21일까지 7차례에 걸쳐 모두 46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렸다. 횡령이 발각되기 직전인 이달 21일 한꺼번에 41억여원을 이체한 뒤 휴가를 내고 필리핀으로 출국해 잠적한 상태다.
건보공단은 “월급 지급일(23일)이 법원의 임금 가압류 결정(27일)이 나오기 이전이라, 보수규정 등에 따라 월급을 전액 지급했다”며 “월급 계좌가 가압류돼 있어 지급한 급여를 회수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임금 가압류 결정이 나오기 이전인 23∼27일 사이 최 팀장이 월급을 인출했다면 회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현영 의원은 “횡령 파악 다음 날 월급을 그대로 지급한 것은 건보공단의 안일함을 보여준다”며 “현금을 지급하는 부서 전반을 철저히 점검하고 사건 발생 후 급여 지급 정지 체계·회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