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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백경란 “방역 정책 마냥 강화할 수 없어…사회적 합의 필요”

등록 2022-06-09 15:54수정 2022-06-09 16:02

백경란 신임 질병관리청장 첫 기자간담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과학 방역’ 강조
7일 격리 의무 해제 관련 “사회적 합의 필요”
‘친분 인사’ 논란에 “능력 토대 임명” 밝혀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경란 신임 질병관리청장이 사회적 부담, 국민 수용성 등을 고려해 새 정부의 방역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의 ‘ 7일 격리 의무 해제’와 관련해선 “유행이 증가해 환자가 증가하면 사회가 피해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9일 백 신임 질병관리청장은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면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서 새로운 일상을 안착시키고, 주요 국정 과제인 감염병 대응 체계에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근거 기반의 균형적인 방역 정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백 청장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전문가 중심 ‘국가감염병위기대응위원회’ 신설 △인구집단 특성 분석 3가지 큰 축을 기반으로 ‘근거 기반의 과학적 방역정책’ 실천을 강조했다. 백 청장은 “산재돼있는 감염병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연구 목적에 맞게 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도록 전용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데이터만으로 부족한 해석 등이 필요한 부분은 위원회를 설립해 집단 지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의사 결정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또 질병청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백 청장은 “질병청 조직의 지속가능한 방향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며 “신종 감염병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 관리 예방을 위해 국가 공중 보건의료 중추기관으로 발전시키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백 청장은 전문인력 역량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 확대, 보건의료 R&D 확충으로 민간연구 지원 확대 등을 언급했다.

백 청장은 방역 정책과 관련해 “마냥 방역을 강화할 수만도 없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백 청장은 “방역 정책 강화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균형 있게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사회가 얼마나 감당해낼 수 있을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정책적 결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균형 있게 외부 부처와 협의해서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7일 격리 의무 해제와 관련해서도 백 청장은 사회적합의를 강조했다. 백 청장은 “유행이 커져 환자가 증가하면 사회가 얼마나 피해를 감당할 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고위험군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면 쉴 권리 도입 등 사회적 제도의 변화 역시 강조했다. 백 청장은 “(격리 의무가) 자율로 바뀌면 아픈 분들이 쉬지 못하는 환경이 될 수 있다.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적 제도나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백 청장이 ‘과학 방역’으로 강조해 온 대규모 국민 항체 양성률 조사는 7월 착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백 청장은 “처음 계획보다는 조금 더 지연돼서, 표본 조사는 7월에 착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와 별개로 소규모 항체 양성률 조사는 해왔으며, 국민 건강 영향 조사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양성률 조사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청장은 전국민 4차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신종 감염병이라서 불확실성이 있어,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게 결론”이라며 “외국의 전개 상황과, 면역 감소 상황, 변이주에 대비한 개량 백신 개발 상황 등을 종합 평가해 4차 접종 또는 가을철 유행 대비 접종 계획을 세워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백 청장은 ‘친분 인사’ 논란과 관련해 “동문이면 다 ‘지기’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동문인 건 팩트가 맞다”면서도 “안 위원이 동문이라서 나를 추천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임명권자나 안 위원이나 저의 전문성과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 청장은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서울대 의대 후배이면서, 안 전 위원장의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40년 지기’ 동기로 알려져 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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