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출국자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유행중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하위 변이인 ‘BA(비에이).2.12.1’ 5건이 국내에서 추가로 검출되며, 해당 변이의 국내 감염자가 누적 6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BA.2.12.1’ 변이에 대해 “다른 국가에서 빠르게 점유를 늘려가고 있어 현재 가장 우려되는 변이”라면서 “다만 중증도에는 특별한 차이가 없어 사망률 상승 등 위험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최근 확진자 감소세가 둔화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징검다리 연휴’ 등으로 인한 활동량 증가를 원인으로 분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국내에서 ‘BA.2.12.1’ 변이 5건이 추가로 검출돼 역학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1건에 추가로 발견된 5건까지 총 6건 모두 미국에서 입국한 해외유입 사례다.
국내 첫 ‘BA.2.12.1’ 감염자는 지난달 16일 미국에서 입국해 한달 뒤인 지난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백신 3차 접종 완료자이며, 인후통과 콧물 증상을 보였다. 이후 18일·22일·24일 각 1명, 28일 2명 등 미국에서 입국한 5명이 입국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18일, 24일 입국자 2명은 무증상이며, 나머지 3명은 인후통 등 증상을 보였다. 2차 백신 접종 완료자인 18일 입국자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3차 접종 완료자다. 방역당국은 ‘BA.2.12.1’ 추가 확진자의 동거인 3명과 밀접접촉자 14명에 대해 역학조사를 진행했지만, 아직 추가 확진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처음 검출된 ‘BA.2.12.1’ 변이는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던 ‘BA.2’ 변이보다 전파속도가 23∼27% 빠르다고 알려져 있다. 이 변이의 미국내 점유율은 지난달 2일 6.9%에서 23일 28.7%로 빠르게 올랐다. 특히 뉴욕 중부와 인근 지역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행중인 ‘BA.4’, ‘BA.5’ 변이 역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BA.4, BA.5도 경계 대상이지만, 유행 지역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위험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BA.4’나 ‘BA.5’는 아직 국내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XQ’, ‘XE’, ‘XM’ 등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는 추가 검출이 없어 현재까지 총 6건(XQ 1건, XE 3건, XM 2건)이 확인됐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재조합 변이 확진자의) 동거인 중 2명, 직장동료 8명 등 추가 확진자는 있었다”라며 “시간이 너무 지나 대상자들의 검체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 추가적으로 변이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확진자 감소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방역당국은 활동량 증가의 영향으로 풀이했다. 지난 9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601명으로 1주 전 2만76명보다 525명 늘었다. 7주 연속 감소하던 월요일 확진자가 8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 단장은 “구글 이동량 등 활동성 지표가 금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황이다. 그간 징검다리 연휴에 의해서 활동량이 많아진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며 “향후 감소세가 정체되거나 소폭의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판정’을 코로나 확진으로 인정하는 체계를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오는 13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지만, 신속한 검사·치료 연계의 필요성에 따라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고 연장했다.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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