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기 피츠버그대 교수 강연
황우석 교수 연구 윤리문제를 지적해온 이형기 피츠버그대 교수는 20일 한국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한국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제럴드 섀튼 교수에 대한 피츠버그대의 징계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서울대 생명과학부가 주최한 연구윤리 특별세미나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10일(현지시각) 발표된 피츠버그대의 섀튼 교수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보면 섀튼과 한국 연구원들의 진술, 황우석 교수와 섀튼이 주고받은 전자우편 등을 조사한 것으로 돼 있다”며 “이런 자료들을 근거로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섀튼이 고의적으로 또는 알고 있으면서 논문 조작에 관여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한국 검찰이 섀튼 교수의 논문 조작 가담에 대한 직접적 근거를 찾아낼 경우 피츠버그대의 태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황 교수 요청으로 한국 검찰이 과학 논문의 조작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라며 “논문의 책임저자로서 ‘누가 섞어 넣기를 했다’는 식의 주장은 이번 논문 조작 사건의 본질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리 규정에 대한 강연에서 이 교수는 미국의 경우를 설명하면서, 황 교수팀 논문조작과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연구윤리국(ORI)의 설치, 내부고발자 보호 등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강연에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소장파 교수 여럿과 노혜정 연구처장, 학생 100여명이 참석해 황 교수 사태로 연구 윤리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보여줬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