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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어차피 맞을 거면 빨리…아프지 않고, 독감주사 같았어요”

등록 2022-03-31 14:59수정 2022-04-01 02:32

[현장] 5~11살 소아 백신 접종 첫날
31일 기준 사전예약 1.5%로 낮아
학부모 50%는 “백신이 더 무섭다”
전문가 “의료진 상담 받아 결정하길”
만 5∼11세 소아·아동에 대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31일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한 어린이가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만 5∼11세 소아·아동에 대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31일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한 어린이가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숨 크게 쉬어보세요. 혹시 평소 가지고 있는 질환이 있나요?”

만 5∼11살 소아의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 31일 김민균 미즈메디병원 소아청년과 주임과장이 10살·11살 두 아이의 건강상태를 차례로 확인했다. 두 아이의 보호자인 이한보람(43)씨는 “아토피는 아니고 건선이 있다. 고양이 알러지가 있어 약물치료를 받았다”고 상세하게 답했다. “화이자 백신 오른쪽 팔에 0.2cc 접종합니다. 안내문 보고 이상반응 있으면 연락하고, (열 오르면) 타이레놀 먹으면 됩니다” 김 과장은 접종 뒤 15분간 병원에서 상태를 확인해야 하며 일주일 정도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백신 접종을 마친 두 아이는 “아프지 않았다. 독감주사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친구들 중에 내가 처음 접종을 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지난 24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간 소아용 화이자 백신 접종이 이날부터 접종을 시작됐다. 방역당국은 만성 폐, 심장, 간, 신장 질환을 앓거나 면역저하자인 고위험군 소아에게 접종을 권고하며, 일반 소아의 경우 자율적으로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접종 대상인 5∼11살 소아는 약 307만명으로, 생일이 지난 2017년생부터 생일을 넘기지 않은 2010년생이 그 대상이다.

이날 접종을 마친 이씨의 아들 둘은 일반접종 대상자다. 이씨는 자녀들이 고위험군은 아니지만 자율 접종을 결정하고 최대한 빨리 접종하기 위해 오전 일찍 병원을 찾았다. 이씨는 “일 때문에 최근 2년 가량 미국에 머물렀는데, 아이 또래 친구들은 다 백신을 맞았다. 주변에서 부작용은 없었고 그래서 두려움도 없었다”며 “어차피 맞을 거면 최대한 빨리 맞자고 생각해 제일 먼저 예약 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아이들은 보호자와 함께 타이머를 들고 15분간 병원에서 대기하다 건강상태를 확인 뒤 귀가했다. 방역당국은 접종 3일차와 7일차에 주의사항과 조치사항을 따로 안내할 방침이다. 초기 접종자 중 문자 수신에 동의한 경우, 접종 이후 일주일간 능동감시를 통해 건강상태 및 일상생활 문제 여부 또한 확인한다. 김 과장은 “안전한 접종 시행을 위해 백신 온도 관리, 유효기간 확인, 접종 과정 오류 관리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중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 접종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소아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상당수의 부모들은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31일 기준 소아 백신 사전예약 참여자는 약 4만7천명으로, 대상자의 1.5% 수준이다. 4살·9살 아이를 키우는 김아무개(44)씨는 “이제는 백신을 맞아도 안맞아도 걸리는 것 같다. 이미 주변의 많은 아이들이 걸려서 면역력을 갖췄고 정부도 감기 수준이라고 하는데 백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아이 접종을 하고 싶진 않다”며 “정부는 부작용이 경미하다고 하지만 내 아이가 걸리면 그건 100%지 않냐”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은 전국 초등학교 1~6학년 학부모 35만91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공개했는데, 접종의향이 있다는 사람은 36.1%에 불과했다. 또 학부모 2명 가운데 1명(50%)는 ‘코로나19보다 백신이 더 위험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떠도는 정보로 백신 접종 여부를 판단하기 보다 의료진과 상담하기를 권한다. 김 과장은 “잘못 알려진 의료 정보나 공포 때문에 과한 걱정이 있는데, 인터넷 의학 정보를 너무 믿지 말고 의료진과 소아과 상담 등을 하기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권근용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 팀장은 전날 중앙방역대책본부 백브리핑에서 “고위험군 소아로 한정해 권고하기 때문에, 예약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라며 “다만, 일반 소아에 대해서도 여러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자율 접종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역당국은 5~11살 확진자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10~13%를 차지해, 인구 10만명당 누적 발생률이 4만7820명으로 다른 연령층과 견줘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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