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보건소에서 관계자들이 26일부터 적용할 오미크론 변이 대응 진단검사 체계 안내판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부터 광주·전남·평택·안성 등 4개 지역은 오미크론 대응체계로 본격 전환된다. 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역량을 고위험군에 집중하고 그 외 대상에 대해선 선별진료소와 호흡기전담클리닉 등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는 게 골자다. 4곳을 제외한 지역에선 당분간 지금처럼 누구나 선별진료소·임시선별검사소에서 PCR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확진자 규모가 PCR 검사 역량(하루 85만건 확대 시 1만명 감당 가능)을 초과하면, 전국 검사체계 역시 조만간 중증 위험이 높아 신속 치료가 필요한 60살 이상 등 고위험군 조기 진단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확진자 증가로 PCR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데 1일 넘게 걸리면 자칫 고위험군이 제때 먹는(경구용) 치료제 처방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어서다. <한겨레>는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발표와 코로나19 관련 지침, 전문가 조언 등을 바탕으로 오미크론 대응체계로 전환됐을 때 대처법을 정리했다.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지금처럼 선별진료소에서 바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60살 이상과 보건소로부터 PCR 검사 요청 안내를 받은 역학적 연관자, 의사 소견서 소지자,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신속항원검사 양성자 등이 해당한다.
60살 미만 등 고위험군이 아닌 대상자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크게 △선별진료소 방문 △호흡기전담클리닉 내원 △자가검사키트 사용 등 3가지다.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면 PCR 검사가 아닌 자가 신속항원검사(자가검사키트)로 먼저 검사가 진행된다. 방대본은 유증상자의 경우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지정 의료기관에서 진료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보건복지부 호흡기전담클리닉 현황(https://www.mohw.go.kr/react/popup_200128_5.html)을 보면, 주거지 인근 클리닉을 찾을 수 있다. 고위험군이 아닌 대상자는 항원 방식 자가검사키트를 약국 등에서 구매해 집에서 검사할 수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에 품목 허가한 제품은 △래피젠(BIOCREDIT COVID-19 Ag Home Test Nasal) △에스디바이오센서(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 △휴마시스(휴마시스 코비드-19 홈 테스트) 등 3개 제조사 제품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해도 확진자 여부를 가리는 최종 기준은 PCR 진단검사 결과다.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우선 검사 대상에 포함돼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자체적으로 검체를 채취할 수 있는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선 다시 검체를 채취해 PCR 검사 기관에 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양성으로 확인되면 되도록 자가용 등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별진료소까지 이동할 것을 권한다.
문제는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을 때다. 국내에서 허가받은 3개 제품은 대체로 특이도는 99% 이상이지만 민감도가 90% 이상 수준이다. 민감도는 해당 검사 키트가 실제 양성인 사람을 얼마나 정확히 양성으로 확인해내느냐다. 실제 코로나19 감염자 100명 중 10명은 ‘가짜 음성’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이 나와도 발열 등 호흡기 증상 유무를 살피고 증상이 있다면 2∼3일 안에 다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한편, 그동안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고 불필요한 외출 등 접촉은 피할 것을 권장한다.
방대본은 격리 관련 예방접종 완료자를 3차 접종자 또는 2차 접종 후 14∼90일 이내로 규정하고 26일부터 전국에 새로운 격리 기준을 적용했다. 예방접종 완료자는 확진되더라도 최소 격리 기간은 7일이고 미접종자 등 접종 완료자가 아닌 경우 10일간 격리한다. 재택치료자도 격리 기간을 7일간 건강 관리로 단축하고 예방접종 미완료자에 대해선 7일 이후 3일 동안 별도 관리 없이 3일간 외출이 안 되는 자율 격리를 적용한다.
기존 10일이었던 밀접 접촉자 격리 기간도 7일로 단축하고 예방접종 완료자는 이를 일상생활을 하면서 증상이 의심되면 검사를 받는 수동감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대응 체계로 전환되면 개인의 역할이 더 커지는 만큼 시민들의 자율적인 방역 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각자도생의 마음”이라며 “가족 간에도 멀리 있어야 하고 식사 등이 겹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정도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당황하지 않고 보건당국 지시를 잘 지키고 자가격리를 잘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제 지금 위험은 우리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위험이라는 인식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