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아주대학병원 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의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최근 5년 동안 병실과 의료진이 부족해 병원을 옮긴 권역응급센터의 중증응급환자가 689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지난 한해 동안 담당할 전문 의료진이 부족해 전원한 환자가 수도권보다 3배 이상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권역응급의료센터 중증응급환자 전원 현황’을 보면, 전국 38개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내원한 심근경색·뇌졸중·중증외상 등 3대 중증응급환자 2만6848명이 전원한 가운데 전원 이유가 병실 부족과 응급수술 불가인 환자가 6899명(25.7%)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또는 300병상 이상 병원 등 38곳을 지정해 권역 내 중중응급환자들을 책임지고 치료하도록 하는 곳이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시설 부족 문제가 아니라 전문적인 응급의료를 할 의료인이 없거나 응급수술 및 처치가 불가능한 이유 등으로 전원한 비수도권 중증응급환자가 625명으로 수도권(187명)의 3.3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전남이 전원한 중증환자 541명 가운데 263명이 응급수술 및 처치 불가를 이유로 전원해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비수도권의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비수도권의 권역응급의료센터 24곳 가운데 절반을 넘는 13곳에서 주요 진료과별 의사 수가 기준 인원인 5명보다 미달했다. 목포한국병원, 순천 성가롤로병원, 안동병원 등 권역응급의료센터 13곳에서 기준 인원을 채우지 못한 전문의는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30개 진료과에서 모두 52명이나 됐다. 반면 수도권 권역응급의료센터 14곳 가운데 기준 인원을 채우지 못한 주요 진료과가 있는 병원은 5곳이었고, 부족 인원도 6개 진료과에서 10명에 그쳤다.
김원이 의원은 “비수도권에서는 응급환자를 치료할 전문의가 없어 병원을 옮기는 과정에서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권역응급의료센터에도 전문의가 없다는 것은 의료 공백이 심각하다는 뜻”이라며 “비수도권에 산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정부는 의료 불균형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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