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타이에서 ‘한달에 체중 10㎏을 감량할 수 있는 기적의 약’으로 홍보되면서 국내에서도 불법 판매되고 있는 ‘얀희(Yanhee)다이어트약’에서 우울등 치료 등에 쓰이는 의약품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얀희다이어트약과 발기부전·조루증치료제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광고한 누리집 43곳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적발하고 접속 차단한 뒤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얀희다이어트약은 타이의 병원에서 ‘한달에 10㎏까지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기적의 약’이라고 광고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제우편으로 배송받아 복용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식약처가 이 제품에 대해 성분을 확인한 결과, 얀희다이어트약에서는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플루옥세틴, 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에 쓰이는 갑상선호르몬, 변비 치료에 쓰이는 센노사이드, 항히스타민제인 클로르페니라민 등 4가지 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얀희다이어트약은 2015년 향정신성의약품인 식욕 억제제 로카세린이 검출돼 정신질환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복용하지 말라고 권고를 하기도 했다. 로카세린은 지난해 2월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에서는 자발적으로 시장에서 철수한 약품이다. 특히 2018년에는 일본에서 얀희다이어트약에서 식욕억제제 시부트라민 성분 등이 검출되면서 복용자의 사망, 심장 떨림,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청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다고 일본 후생성이 밝히기도 했다. 시부트라민은 2010년 10월 심혈관계 위험으로 국내에서 판매 중지 조처가 내려진 성분이다.

아울러 식약처 조사 결과, 발기부전·조루증치료제의 경우 밀수업자가 직접 국내에 반입한 뒤 구매자에게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기부전·조루증치료제에서도 역시 심근경색이나 심장돌연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실데나필 성분이 제품에 표시된 함량보다 최대 160%나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체중 감량과 발기부전·조루증치료를 위해 온라인으로 의약품을 직접 구매해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온라인에서 의약품을 판매하고 광고하는 행위는 불법이므로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