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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소아·청소년 4분기 접종 추진…효과·안전성 논란 가열되나

등록 2021-08-30 20:58수정 2021-08-31 02:44

12~17살 4분기 백신접종 추진
정은경 “최대한 접종자 늘려야
유행 통제하는데 유리한 상황”
정부, 개인별 동의 기반 추진

전문가들 “성장기 신중해야”
0~19살 코로나 사망자 없고
10대 남성 심근염 부작용 취약
30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한 어린이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12살 이상 모든 소아 ·청소년에 대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한 어린이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12살 이상 모든 소아 ·청소년에 대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올 4분기부터 12~17살도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상에 포함키로 하면서, 소아·청소년에게 백신이 충분히 안전하고 이득인지를 두고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접종을 통해 소아·청소년 감염을 예방하면 교육 정상화와 지역사회 유행 통제를 더 수월하게 해갈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애초 10대는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위험이 극히 낮고 백신 안전성 평가 자료는 제한적이라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30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예방접종전문위 심의를 거쳐 12~17살 4분기 접종 권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하여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종 뒤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진단은 12~17살에 대한 접종이 ‘반강제’가 아닌 개인의 선택이 되도록 학교에서 단체로 하지 않고 부모와 당사자 동의를 기반으로 개별적으로 할 방침을 밝혔다.

앞서 화이자가 수행한 12~15살 1983명(백신군 1005명, 위약군 978명)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이들 연령대는 2회 접종 7일 뒤 감염 예방효과가 100%로 나타나 성인보다 큰 면역반응을 보였다. 또 안전성도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에 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들이 화이자 사용 가능연령을 16살 이상에서 12살 이상으로 열어뒀다. 또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 이스라엘은 12살 이상 모든 소아·청소년에게 실제 접종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에 대해 제한적 접종만 권고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세계보건기구는 16살 이상은 모두 접종할 수 있지만, 12~15살은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 한해 접종을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영국도 12~17살은 면역 관련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만 접종하다가, 현시점에선 16~17살에 한정해 일반 청소년까지 접종을 진행 중이다. 호주도 16살 이상은 모두에게, 12~15살은 고위험군에만 접종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훨씬 작아,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종 위험 대비 이득이 더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고민을 더 깊게 만든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유행이 어느 정도 통제될 수 있다면 소아·청소년의 접종 필요도(코로나19 감염과 합병증인 다기관염증증후군의 위험도)가 낮아지고, 유행이 아주 커진다면 접종 필요는 높아질 것”이라며 “접종 필요도를 쉽게 전망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육 정상화와 추가 전파 예방 등 접종에 따른 사회적 이득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다만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일단 추진단은 소아·청소년에게도 접종함으로써 미접종자를 통한 유행 지속을 최소화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이날 “60살 이상 고령층이 90% 접종하고 18~59살이 80%를 접종할 경우 전체 인구 대비 접종률은 71.3%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렇게 접종하더라도 미접종자가 약 30% 남아 이들을 중심으로 계속 유행이 지속되고 확산할 우려가 있어 최대한 접종 인구를 늘리는 것이 유행을 통제하는 데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 접종 문제는 사회 전체의 유행 통제 측면보다는 접종자 개개인의 접종 이득과 위험 비교에 더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까지 0~19살 코로나19 사망자는 0명이다. 게다가 10대 남자 청소년이 화이자 백신의 심근염 부작용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화이자의 12~15살 임상시험군이 1983명으로 매우 적어 소아·청소년 접종을 쉽사리 지지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호흡기내과)는 “소아·청소년은 성장하고 있는 단계라 백신이 끼칠 영향을 성인보다 더욱 신중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이 화이자 16살 이상 접종에만 정식승인을 했고 12~15살은 긴급사용승인 대상으로 남겨뒀는데 이런 결정이 바뀔지를 지켜보고, 그밖에 국외 접종 사례가 더 쌓이길 기다린 뒤 결정해도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부가 12살 이상 모든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을 대폭 확대한 것은, 연내 도달할 수 있는 접종률 수치를 최대로 높이기 위한 목적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접종 연령을 낮추고, 추가 접종이 이뤄지면 접종률은 80%에 다가가게 될 것이며, 다른 나라들을 추월하며 높은 수준의 접종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12~15살은 접종 적절성 논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접종률 목표부터 언급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하얀 서영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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