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하계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3학기 동안 대면 수업을 받지 못했던 강의실에서 마지막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2학기에도 우선 비대면 수업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최근 전국적으로 2천명 안팎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현재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만료되는 22일 이후 다음주에도 이런 조처가 재차 연장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는 직전 거리두기 연장 당시에 “2주 동안 새로운 방역전략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발표 시점은 좀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805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 역대 국내 최다 확진자인 2222명이 나온 지난 11일보다는 줄었지만, 이번주는 광복절 연휴가 있었기에 주말·휴일 검사 감소 영향이 사라지는 19일 0시 기준 확진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주간(12~18일) 일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가 전주보다 수도권은 1045.9명으로 17.9명, 비수도권은 675.3명으로 8.6명 각각 증가했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제주는 거리두기 4단계, 강원도와 충청·경남·경북권은 3단계, 호남권은 2단계에 해당한다.
고강도 거리두기에도 휴가철과 광복절 연휴 영향으로 이동량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난주(9~15일) 전국의 주간 이동량은 2억3321만건으로 전주보다 0.1% 감소하는 데 그쳤다. 비수도권은 4.0% 줄었지만, 수도권이 4.1% 증가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휴가철로 인한 이동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우세화’를 넘어 ‘독점화’를 향해가고, 람다 등 신종 변이의 위협도 가까워져 오고 있다. 이달 둘째 주(8~14일) 국내 감염 사례 중 델타 변이 검출률은 85.3%로 전주보다 12.2%포인트 증가했다.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 사례도 지난주까지 모두 3건이 국내서도 발견됐다. 질병관리청과 외교부 등 관계 부처는 19일 회의를 열어 람다 변이가 유행하는 나라를 9월 변이 유행국가로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변이 유행국가로 지정되면, 해당 국가를 방문하고 돌아왔을 때 국내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사람이라도 격리가 면제되지 않는다.
1차 접종률 월말에 50% 넘을듯…델타로 위중증 방지효과는 하락 예상
예방접종률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50~54살 1차 접종과 60~74살 2차 접종이 최근 진행되면서 전날 1차 접종자는 71만9천여명, 접종 완료자 49만4천여명 등 하루 동안 121만명이 접종을 받았다. 이날 0시 기준 1차 접종률 46.3%, 접종 완료율 20.4%로, 이달 말까지 1차 접종률 50% 이상(약 2700만명), 접종 완료율 30% 이상(약 1700만명) 목표에 도달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델타 변이의 유행으로 1차 접종이 위중증을 방지하는 효과는 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았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기존에 델타 변이가 유행하지 않았을 때는 1차 접종만으로도 (위중증 방지효과를) 80~90% 기대할 수 있었으나, 델타 변이가 유행한 상황에서의 1차 접종의 효과는 이것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1차 접종만으로도 중증 예방 효과는 기대할 수 있고, 접종을 완료했을 때 이상적인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토대로 정부는 오는 20일에 거리두기 단계 조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 확산으로 유행 통제가 쉽지 않은 가운데 예방접종은 착실히 전개되고 있어,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관계 부처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거리두기 단계 조정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이번주 금요일을 (확정) 목표 시점으로 정하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방접종률 증가, 치명률 감소 등을 고려한 새 방역전략과 체계를 발표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손 반장은 “(새 방역전략과 대책은) 아직 내용을 알려드릴 수 있을 정도로 확정이 안 된 상태”라며 “관계 부처와 지자체 협의, 생활방역위원회를 비롯한 각종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안을 정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치명률 중심 체계로 전환 같은 큰 변화를 제언하는 내용을 갑자기 발표할 수는 없다”며 “20일엔 단계 조정을 중심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거리두기 연장을 발표하며 “확진자 수, 예방접종률, 치명률, 의료체계 역량, 델타 변이 치료를 고려한 새로운 방역체계 전략과 체계를 같이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다가올 2주 동안에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지훈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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