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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정부 “추석 돼야 방역전환 검토”…‘위드 코로나’ 논쟁 가열

등록 2021-08-15 19:50수정 2021-08-16 02:11

누적 치명률, 지난주 처음 1% 아래로
일부 전문가 “치명률 0.1% 독감처럼 관리”
정부 “지난달 0.2%대 추정…더 떨어져야”

기초감염재생산지수 0.99→1.1로 확산세
김부겸 “아직 때 아니야” 방역전환 신중론
광복절인 15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를 이용하는 휴가철 여행객들이 출국 전 보안검색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광복절인 15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를 이용하는 휴가철 여행객들이 출국 전 보안검색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 국민 70%의 1차 접종이 마무리될 추석 전후를 방역 체계의 점진적인 변화가 가능한 시점으로 언급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이 0.2%대로 독감 치명률 0.1%에 많이 가까워져, 확진자 수를 기반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현재의 방역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정부 역시 새 방역전략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아직 이르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5일 “현재 방역당국의 당면 목표는 4차 유행을 조속히 안정화하고, 예방접종을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확대하여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추석 전후로 1차 접종이 70% 정도까지 완료되는 순간부터 시작해 일부 (거리두기 관련) 지표들을 조정하는 등의 방역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전문가와 언론에서 제기하는 확진자 중심보다는 치명률과 위중증환자 중심으로 방역 체계 전면 재편하는 부분은 예방접종 진행과 치명률 수준을 볼 때 아직은 다소 이르다”며 “전문가 조언을 경청하고, 이런 체계를 이행하는 나라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상황이 안정될 때 이런 재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대본은 한 주간 일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수가 1780.3명으로 직전주 대비 284.9명 증가했으며, 기초감염재생산지수도 1.1로 전주 0.99에 견줘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고수준의 거리두기를 시행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최근 2천명 내외로 확진자 수가 오히려 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 방역전략의 전환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계신다”며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칫 방역을 소홀히 한다면,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의료대응 체계에도 큰 부담을 줄 것이다. 현재로서는, 백신접종을 신속히 추진하면서, 당면한 4차 유행을 이겨내기 위한 방역대책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언급은 최근 코로나19 치명률이 계절독감에 가깝게 낮아지는 추세와 함께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의 공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가열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이 0.96%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누적 확진자 22만3928명 중 2156명이 사망한 데 따른 수치다. 누적 치명률이 1%로 이하로 떨어진 것은 역대 가장 많은 2222명의 확진자가 나온 지난 11일이 처음이었다. 이달 1~15일 치명률은 0.24%(확진자 2만5589명, 사망자 61명)까지 떨어졌다. 다만, 고령층 예방접종의 효과로 최근 위중증 환자는 상대적으로 좀 더 젊은 50대가 가장 많은 탓에 확진부터 사망까지 이르는 기간이 이전보다 길어진 점이 변수로 남아 있다. 4차 유행 확산과 관련해 추후에 사망자가 증가 추세를 보일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얘기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로나19를 치명률이 0.1%대인 독감처럼 관리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지난 13일 <한겨레> 기고에서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으로 인해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의 감염병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에선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현재 정부는 독감에 대한 국가통계가 없어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연간 인구의 5~10%인 250만~500만명이 계절독감에 감염돼 이들 중 2천~4천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치명률은 0.05~0.1%로, 이 구간에서도 낮은 쪽에 가까울 것으로 본다.

손영래 반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현재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 지난주 1% 벽이 깨졌다. 지난달 치명률은 0.2% 정도로 추정하는 중”이라며 “이러한 치명률들이 조금 더 떨어져야지 (코로나19를) 계절독감과 같은 형태로 관리할 수 있지 않겠냐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의 치명률 또는 사망자 수는 의료체계를 응집시켜서 모든 환자를 열심히 찾아내고,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는 가운데 관리하는 치명률이다. 독감처럼 관리하게 되면, 환자를 찾고 치료하는 부분이 현 체계보다는 다소 약화할 가능성 때문에 치명률이 올라갈 위험성도 내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전 국민 70%에 대해 ‘9월 추석 전 1차 접종’ ‘10월 2차 접종’을 마친다고 일정을 구체화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10월이면 전 국민의 70%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것이며, 목표 접종률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영래 반장은 “2차 접종 후 항체 생성이 충분이 되는 2주를 고려해도, ‘11월 말까지 전 국민 70%의 접종을 완료한다’는 당초 계획보다 조기에 완수할 것이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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