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처가 새달 8일까지 2주 연장된 23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안양중앙공원 벤치에 출입 통제선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5일 끝나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처를 2주 연장했다. 26일부터 50대를 대상으로 하는 예방접종이 본격화하지만, 단기간에 접종률을 크게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2주 뒤에도 단계를 낮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3일 “수도권 전체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연장해 26일 0시부터 8월8일 자정까지 2주간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수도권 유행 확산 속도가 줄고 있으나, 여전히 하루 천명 내외로 발생 규모가 크고, 감소세로 반전됐다고 평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 체계를 유지하며 유행 상황 관찰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동시에 정부는 실외 체육시설 샤워실 운영을 금지하고 야구와 풋살 등 스포츠 경기 사적 모임 예외 적용도 중단했다. 또 숙박을 동반하는 공무와 기업 필수 경영 행사를 금지하는 등 추가로 방역수칙을 강화했다. 다만, 친족만 최대 49명까지 참석을 허용하던 결혼식과 장례식은 친족이 아니더라도 최대 49명까지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중대본은 이날 “이번 4단계 조치를 통해 유행 증가세를 감소세로 반전시키고, 수도권 하루 평균 확진자 수를 3단계 기준(500~1천명 미만) 이내로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목표가 달성되지 않으면 “2주 뒤에는 위험시설 집합금지, 운영시간 제한 강화 등 강력한 거리두기 강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재 수도권의 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962.2명으로 수치상으로는 이미 3단계 기준에 해당하는 상태다. 4차 유행 확산세가 급속도로 올라가면서 수치 기준과 관계없이 최고 단계로 격상했기 때문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는 조금만 늘어도 1천명대를 넘어가는 상황으로 800~900명대가 되더라도 확실하게 감소하는 추세로 반전됐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유행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본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황은 낙관을 불허한다. 4차 유행을 3차와 비교해보면 상황이 도리어 안 좋게 전개될 요인이 더 많다”며 “델타 변이와 같이 전파력과 위중도를 높이는 변이가 유행을 갈수록 주도한다는 점, 베이스라인(기준점)이 3차의 2배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는 점 등을 볼 때 4차 유행이 정점에 이르기까지도 아마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아직 정점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유행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2주 뒤에도 감소세로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고위험군인 50대 접종이 완료되는 8월 말까지는 현재 수도권의 거리두기 상황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얼마나 빨리 예방접종률을 올릴 수 있느냐다. 문제는 단기간에 접종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질병청은 이달 중순 모더나 주별 공급 물량 문제로 55~59살 185만명의 예약만 받고 1차 예약을 중단한 바 있다. 이날 0시까지 전국민 인구수 대비 1차 접종률은 32.6%로, 2주 뒤 185만명의 접종이 끝나도 1차 접종률은 36% 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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