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사전예약 일시중단 사태로 접종 일정을 못 잡은 55~59살 167만여명에 대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예약이 14일 저녁 8시부터 재개됐다. 50~54살 접종 시작일이 일주일 연기되고 18~49살 접종 일정도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등 7~8월 접종계획 상당 부분이 순연될 상황이다. ‘4차 유행’ 확산으로 접종 속도를 높여야 하지만, 정부는 백신 물량에 따라 일정을 추가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14일 후속대책 브리핑에서 “향후 예약 시작 시간을 0시에서 오후 8시로 조정해 새벽 예약을 위해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사전예약 첫날 접속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대상자와 시작 시기도 분산하겠다”면서, 변경된 접종계획을 발표했다.
추진단은 또 3분기에 들어올 모더나 백신 물량이 충분하다면서도, 주별 공급 물량의 변화로 일정이 추가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7~9월에 분산돼 들어오는 모더나 백신의 물량은 50대에 1·2차 접종을 모두 하고도 초과되는 양”이라면서도 “다만 주 단위의 공급 일정에 따라 세부적으로 접종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먼저, 지난 12일 사전예약 일시중단으로 접종 예약에서 밀려난 55~59살 일부에 대해서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예약을 진행한다. 지난 12일에 1차로 사전예약을 마친 55~59살 연령층은 애초 예약된 대로 26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접종을 받게 된다. 또 14일부터 2차로 예약하는 55~59살은 26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또는 50~54살 연령층 접종 기간인 다음달 16~25일 중에 날짜를 잡아서 접종할 수 있다.
60~74살 고령층 가운데 사전예약 기간 내 예약했다가 건강상 이유, 예약연기·변경방법 미숙지 등 이유로 취소·연기 처리했던 미접종자들에 대한 모더나 백신 예약과 접종도 55~59살 연령층과 같은 기간에 진행된다.
50~54살 연령층 390만명은 연령별로 분산해서 19일부터 순차적으로 예약하고, 접종은 8월16~25일로 원래 계획보다 일주일 연기해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1일 발표한 7월 예방접종계획에서 이들은 8월9~21일 접종이 예정되어 있었다. 사전예약 기간은 연령별로 달라지는데 53~54살(1967~1968년생) 154만명은 19일 오후 8시부터, 50~52살(1969~1971) 236만명은 20일 오후 8시부터 시작한다. 21일 오후 8시부터 24일 오후 6시까지는 연령 구분 없이 예약할 수 있다.
50~54살의 접종 일정이 일주일 연기됨에 따라 8월 중하순으로만 알려진 18~49살의 접종도 늦춰지거나 대부분 9월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홍정익 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이날 “8월 접종 계획은 준비중”이라며 “예약도 접종도 8월에 되는 부분이 있지만, 18~49살 전부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상당수는 9월에 1차 접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추진단장도 “18~49살은 화이자 백신을 주력으로 하고 모더나 백신을 같이 활용하는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어, 연기되지 않게끔 접종 일정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지난해 마스크 구매 때처럼 5부제를 하거나 연령층을 분산해서 예약하는 방법을 통해서 예약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추진단은 현재 모더나 백신 접종 대상자 일부에게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현행 허가기준인 4주가 아니라 6주 이후로 안내되는 상황에 대해 4주로 맞춰서 일괄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병·의원 등 위탁의료기관에서 기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2차 접종 예약이 진행되면서,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도래 시기에 맞는 날짜가 없을 경우 예약이 빈 날짜로 자동 배정이 되면서 생기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조정된 접종 일정은 개별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안내하기로 했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이날 오전 “사전예약이 가능한 물량에 대해 사전에 충분하게 설명해 드리지 못한 점과 일시중단으로 예약하지 못한 분들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과한 당일 저녁 8시 55~59살 사전예약을 재개한 직후 사전예약 시스템에는 한동안 접속 장애가 재발해 많은 이용자들이 분통을 터뜨렸으며, 방역당국은 곤혹스런 처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지훈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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