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성북구청 코로나19 예방 접종센터 건너편에 마련된 바람마당 임시선별검사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불볕더위 속에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55~59살 352만여명의 예방접종 사전예약을 185만명까지만 받고 예고 없이 일시 중단한 데 따라 백신 수급 불안이 커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방역당국은 “사전예약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7~8월 이어질 50대와 40대 접종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고위 관계자는 1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7~8월 전체 월별 물량은 확정됐는데, 주별로는 얼마나 들어오는지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확정된 물량에 대한 예약만 받았다”면서 “상반기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5~6월 주간 단위로 도입 일자가 미리 확정되어 있었는데, 모더나는 그렇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50대 대규모 접종을 시작하는 7말 8초가 상대적으로 도입 물량이 적어서 (백신 접종에)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달리 모더나는 주간 단위 물량 통보를 더 늦게 해주고 있어서, 사전예약 첫날까지 접종 대상자 352만명 중 162만명분의 도입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여준성 중앙사고수습본부 대외협력조정관도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더나 백신은 3분기 물량과 월별 물량은 큰 틀에서 대부분 확정됐지만, 언제 어느 만큼의 물량이 들어올지는 매주 계속 협의 중”이라며 “정은경 추진단장은 혹시 모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예약 시점에 확보된 물량만큼만 예약을 받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제조사인 모더나 로고 앞에 실험용 시험관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전날 예약 중단 사태로 혼란과 불만이 커지자 추진단은 예약 재개일을 다음주 초에서 이번주 내로 앞당기려고 애쓰고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초 19일로 알려드렸던 예약 재개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추진단은 앞으로는 연령 세분화 등 예약 방식을 변경해서라도 예약중단 사태 재발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박혜경 추진단 접종시행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8월 중순까지 확보되는 물량과 예약 일정을 다시 맞춰보고 있고, 순차 예약 같은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돌발적으로 예약이 중단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 상임위에서 “예약자 연령을 세분화하고 시간도 조정해서 최대한 편리하게 예약할 수 있는 개선 방안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만간 50대와 40대에 대한 예약 방식과 일정 등을 기존 발표한 것과 달리 변경할 여지가 있다고 예고한 셈이다.
정부와 추진단에선 7월 1천만회분, 8~9월 7천만회분의 충분한 백신이 도입돼, 9월까지 국민 전체의 70%인 3600만명이 접종받는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외국 제약사가 주별로 보내주는 물량에 변동이 생겨 단기적으론 백신 접종 시기가 연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했다. 역대 가장 강력한 4차 유행이 확산해 신속한 백신 접종을 바라는 수요자가 워낙 많은 상황이다. 이에 단기적으로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때 이런 정보를 신속·투명하게 알리고 소통과 이해를 구하는 게 우선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전날 50대 예약 조기 종료 관련해 송구하단 말씀드린다”며 “3분기 백신 도입 물량이 8천만회분이지만, 주간 단위로는 물량이 변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 시기가 변동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상임위에 함께 참석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 팀장)은 “국민께 3분기 월별 물량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좋겠지만, 제약사 비밀 유지 협약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는 점 양해해달라”며 “2분기에 애초 1300만명 접종 목표를 초과해 1500만명을 접종했듯이, 3분기에도 전국민 70% 3600만명을 확실히 (1차) 접종한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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