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700~800명대로 늘어나며 수도권의 완화된 새 거리두기가 1주일 유예된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00명 가운데 7명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델타 변이는 국외 유입 중에서 감염자가 많아 이를 제외하면 국내 발생 중에선 2.2% 정도라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5일 <티비에스>(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표본조사를 하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환자가 100명 발생한다면 델타 변이는 약 7명 내외”라고 말했다. 이는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중에서 15%가량을 표본 조사한 데 따른 결과다. 전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1~26일 코로나19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검출률이 7%이며, 이 가운데 국외 유입을 제외하고 국내 발생 중 델타 변이 검출률은 2.2%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델타 변이의 증가 속도가 다른 변이에 견줘 빠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아직 델타 변이가 우세는 아니지만,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2개월 전에는 1%도 안 나오던 델타 변이가 7%까지 성장하는 걸 보면, 다른 변이에 비해 감염 속도가 빠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는 주요 변이인 알파형(영국 변이)과 기타 변이인 ‘엡실론형'의 변이 부위가 함께 나타나는 유형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알파형보다도 전파력이 1.6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주요 변이 4종 중에서 델타 변이 비중은 4월 7.3%에서 5월 12.8%, 지난달 18.2%까지 늘어난 상태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에서 델타 변이를 비롯해 코로나19가 확산세가 빠르다는 판단에 따라 전날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변이 바이러스 분석률을 현재 15%에서 20% 수준으로 올리고, 수도권은 25%까지 검사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수도권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도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밤 10시 이후에는 강변·공원 등 야외에서도 음주를 금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손 반장은 수도권 ‘마스크 지침’ 변경과 관련해 “심리적 요인과 소통 측면에서 아무래도 이런 (실외 마스크 착용 면제 같은) 부분들이 방역 긴장감을 완화시킬 것 같다”며 “수도권 상황이 엄중하다고 보고 예방접종을 한 분들에 대해서도 종전대로 실외에서도 계속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외 음주 금지에 대해서는 “오후 10시 이후에 식당, 카페들이 영업을 못 하기 때문에 야외에서 음주 모임이 많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자체에서 행정명령 또는 조례 개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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