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강원 춘천시보건소 인근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인 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델타 변이가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1.6배, 입원율은 2.26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도 점차 발생 건수가 늘고 있는데, 방역당국은 예방접종 완료자에게 60~88%의 예방효과가 있다며 정해진 횟수의 백신을 접종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22일 발표한 변이 바이러스 현황을 보면, 최근 한 주(13~19일) 동안 국내 감염자 가운데 유전자 분석을 한 684건 중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19건 발생했다. 검출률은 2.78%로, 전주(6~12일)의 8건, 1.36%에 견줘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날까지 델타 변이 국내 확진은 누적 117건(확정 51건, 역학적 관련 66건)이다.
이번에 새롭게 변이 집단감염 사례로 추가된 ‘전남 함평군 의원 관련 사례’에서 3건의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확인됐고, 환자가 74명이 나온 ‘인천 남동구 가족·학교 집단 사례’에서도 12건이 추가됐다. 이 밖에 서울 2건, 경기 1건, 경북 1건 등 산발 사례도 보고됐다. 이 주의 알파·베타·감마·델타 등 주요 변이 국내 감염 검출률은 33.2%(684건 중 227건)로 전주와 같았다.
국외에 견줘 국내의 변이 검출률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변이가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기구(GISAID)의 8일 기준 자료를 보면, 전 세계에서 변이는 유형별로 알파가 84.8%, 델타가 8.5%, 베타가 6.4%, 감마가 0.3% 발생했다. 전체 변이 검출률은 영국이 99%, 미국 68%, 일본 51% 수준이다.
방대본에선 델타 변이가 영국형인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1.6배, 입원율은 2.26배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백신에 대한 중화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보고도 있어, 방역당국은 전반적으로 알파 변이에 견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주요 변이에도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이 여전히 효과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달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로 보고된 영국에선 신규 입원자 가운데 35%는 1차 접종자, 10%는 접종 완료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브리핑에서 “2차 접종을 완료할 경우엔 60~88% 가량의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며 “변이에 대한 최상의 대책은 백신 접종을 완료해주시는 것이다. 1차 접종에 대한 과신으로 2차 접종을 받지 않으시면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인도발 입국자에 대해 7일 동안의 임시생활시설 격리와 7일 동안 자가 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입국 전에 검사한 유전자증폭(PCR) 음성 확인서 외에도 국내에서 이뤄진 세 차례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돼야 격리에서 해제하고 있다. 이상원 단장은 “이런 입국 관리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강한 편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변이 검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의 15개 보건환경연구원을 중심으로 변이 선별 검사법을 도입했다. 월 2천건 이상의 검사가 이뤄져 지난 5월 기준 확진자 대비 약 15.6%의 유전자를 분석했으나,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역량이 확대되면 20%까지 검사량이 증가할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한편, 방대본은 지난 17일까지 접종 완료자 217만2526명 가운데 ‘돌파감염’ 추정 사례가 31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돌파감염은 코로나19 백신의 권장 횟수를 접종한 이후 14일이 지난 접종 완료자가 확진된 사례를 말한다. 발생 빈도는 10만명당 1.43명으로, 유행이 상대적으로 심각한 미국의 10.2명에 견줘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역학조사 결과 31건 가운데 11건은 돌파감염 확정 사례로 확인됐다. 돌파감염 추정 사례 가운데 현재까지 위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사망 또는 접촉자를 감염시킨 사례는 없었다. 방대본은 “돌파감염은 매우 드물지만 모든 백신 접종자에게 발생할 수 있으며, 중증을 예방하고 추가 전파를 감소시키는 예방접종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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