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솟대문학' 창간 15주년 기념호 설문
장애문인들의 대부분은 원고료 수입이 거의 없어 문학활동이 경제활동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 문예지 계간 '솟대문학'(발행인 방귀희)이 창간 15주년, 통권 60호 발간을 계기로 실시한 '장애문인 창작 실태조사'에서 한 달 평균 원고료 수입이 "거의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81.4%에 이르렀다. 원고료 수입이 100만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10만원 이하가 15.2%, 10만-40만원이 3.4%였다.
장애문인들은 1년 동안 외부 원고청탁을 얼마나 받았는지 묻자 47.5%가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이어 2-3편이 35.6%이었고, 많은 편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5.1%에 불과했다.
이 조사는 올해 8월 장애문인 590명을 대상으로 우편, 인터넷 홈페이지, 전화를 통해 실시했다.
조사결과 장애문인은 남성이 81.4%로 다수였다. 장애유형별로는 지체장애 71.2%, 뇌병변장애 15.3%, 시각장애 6.8%, 청각언어장애 5.1%였다. 장애정도는 1급 장애가 45.8%로 가장 많았다. 이어 2급 25.5%, 3급 16.8%, 복합장애 3.4%여서 중증장애에 해당하는 1-2급 장애문인이 다수를 차지했다.
장애문인이 활동하는 분야는 시가 74.6%로 가장 많고 수필 16.9%, 소설 5.1%, 동화 3.4%였다. 장애문인들이 시를 선호하는 이유는 마음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장르이고, 호흡이 짧아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장애문인들의 67.8%는 문예지 신인상이나 공모전을 통해 등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문인들은 문학활동을 하며 겪는 어려움으로 관련 정책의 부재(42.4%), 문학교육 기회 부족(25.4%), 장애문인에 대한 인식부족(20.3%), 문학활동 기회 부족(11.9%) 등을 꼽았다. 장애인문학 정책을 관장할 정부기관으로는 문화관광부가 64.4%여서 보건복지부 35.6%보다 높았다.
장애인문학재단 설립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장애인 창작기금을 매월 얼마나 받는 것이 적당한지 묻자 경력에 따른 차등지급이 40.7%, 50만원 이상 30.5%, 100만원 이상 22%, 30만원 이하 6.8% 순이었다.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장애문인으로는 방귀희 고정욱 송명희 김옥진, 가장 존경하는 문인으로는 구상(1919-2004) 시인을 꼽았다. 구상 시인은 '솟대문학' 창간 때부터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다가 투병중이던 2003년 솟대문학상 기금으로 2억원을 기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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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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