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강원대 사회공헌동아리 인액터스 회원들
강원대 사회공헌동아리 인액터스 회원과 시각장애인으로 이뤄진 ‘봄내음 프로젝트’팀.
향기치료사 ‘봄내음 프로젝트’ 3년째
“오직 안마사라는 직업편견 깨야죠” “비장애인보다 훨씬 후각 뛰어나”
식물추출 향료 배합해 심신 치료
‘봄내음 디퓨저’ 개발해 카페 납품 시각장애인들이 새로운 직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봄내음 프로젝트는 2014년 7월부터 시작됐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회공헌 방안을 고민하던 인액터스 회원들은 ‘서울의 한 시각장애인 학교 학생 46%가 생계 유지와 신체적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안마사를 직업으로 선택한다’는 내용이 담긴 한 논문에 주목했다. 박혜인씨는 “논문에서 ‘시각장애인의 98.5%가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안마사가 아닌 다른 직종의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특히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대학생들은 이때부터 춘천에 있는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강원명진학교 등을 직접 방문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기업체와 취업 전문가 등도 만나 ‘시각장애인의 새로운 직업’을 물색했다. 이 과정에서 만난 유경탁씨 등 시각장애인 2명이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되면서 봄내음 프로젝트는 본격 시작됐다. 수차례의 논의 끝에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에 견줘 후각이 뛰어나다는 점에 착안해 ‘아로마테라피스트’란 생소한 직업을 도전 과제로 정했다. 아로마테라피스트는 식물과 꽃에서 추출한 향기로 피부와 지친 심신을 치유해 주는 직업이다. 특히 어려서부터 유난히 냄새를 맡는 걸 좋아했던 유씨가 반겼다. 그는 “막연하게 향기와 관련된 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로마 테라피스트로 구체화되니 너무 좋았다. 내가 개척한 길이 새로운 길을 찾는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쿵닥쿵닥했다”고 그때 심경을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주위의 응원이 이어졌고 2015년에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50만원의 초기 자금이 마련됐다. 이 돈으로 유씨와 안희주씨는 1년 동안 서울의 향수 공방을 오가며 향기 제작 기초과정을 수료했다. 수업을 받으러 오가는 길과 교육 과정에서도 대학생들은 손발 노릇을 톡톡히 했다.
‘봄내음 프로젝트’ 참여 시각장애인들이 3년만에 첫 개발한 봄내음 디퓨저.
연재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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