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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시각장애 가정 ‘등불 선생님’

등록 2005-09-09 20:18수정 2005-09-09 20:18

예전 큰언니 보라(13)에게서 한글과 산수를 배울 때 가끔 투정을 부리던 경란이도 윤선생님과 공부할 땐 언제나 열심이다.
예전 큰언니 보라(13)에게서 한글과 산수를 배울 때 가끔 투정을 부리던 경란이도 윤선생님과 공부할 땐 언제나 열심이다.

9일 오후 시각장애 부모를 둔 경란(7)이가 서울 강남구 수서동 집으로 가정학습 지도를 나온 윤지혜(25) 선생님과 한글 공부를 하고 있다. 경란이가 윤 선생님과 함께 공부를 시작한 뒤 한글 쓰기와 숫자 세기에 제법 익숙해지자 아버지 김상용(44)씨는 한시름을 놓았다. 볼 수 없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힘든 건 교육문제다. 그래서 김씨 부부는 지난 8월 말부터 서울 수서동 집을 찾아와 막내딸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여간 고마운게 아니다. “받침 없는 글자만 겨우 읽었는데, 이젠 받침 있는 것도 잘 읽고 쓰는 것 같아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여성 시각장애인 가정학습 도우미 사업은, 어머니가 시각장애가 있는 수도권 가정의 네 살부터 열두 살까지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도우미로 나선 윤씨는 “경란이가 성격이 밝아 잘 따른다. 대학원을 마친 뒤 청소년 상담일을 하는 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회 구미영 사회복지사는 “학습지도와 상담을 함께해 반응이 좋다”며 “올해 사업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와 내년에도 정부 지원을 통해 사업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글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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