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배영 2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김진호군.
국내선 처음…4종목 도전
‘수영계의 말아톤’ 김진호(19·부산체고 2년) 선수가 국내 선수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다음달 6일부터 체코에서 열리는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김군은 이미 아시아권에서는 최상위권 선수로 꼽힌다. 2002년 부산 아·태 장애인수영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고, 지난해 홍콩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금·은메달을 각각 1개씩 따냈다.
그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배영 50m, 100m, 200m, 자유형 200m 등 4개 종목에 도전해 주 종목인 배영 200m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올해 초 배영 200m에서 세운 그의 최고기록 2분24초는 지난해 세계최고기록보다 앞서 있으며, 나머지 종목 기록들도 세계 3~4위권 수준이다.
김군은 온갖 ‘국내 최초’ ‘국내 유일’의 타이틀을 갖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중학교까지 경기도에서 다녔지만, 그를 받아줄 일반 고등학교가 없어 멀리 부산까지 와야 했다. 이 때문에 가족이 갈라져 현재 부산에는 어머니 유현경(45)씨가 따라와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부산체고에도 장애인 수영선수는 김군이 유일하다. 배내식(40) 전담코치는 “일반 선수와 달리 진호에게는 ‘세뇌 교육’이라할 만큼 반복 훈련을 시키고 있다”며 “키 173㎝에 몸무게 74㎏의 평범한 체격조건일 뿐인데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오로지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선수 생활을 계속하기 위한 경비 마련도 문제이다. 정신지체장애인대회는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지 않아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더라도 국가적 보상이나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자비 부담으로 출전한다. 국내 정신지체장애인 수영선수의 폭이 좁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배내식 코치는 “자기 스스로 느끼지 못할지라도 진호는 이미 많은 장애인 선수들에게 큰 용기를 주고 있다”며 “내년에는 아시아권대회에서 단체전을 포함해 5관왕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군이 살고 있는 부산 영도구의 영도구체육회와 영도구생활체육협의회는 29일 오후 부산체고를 방문해 김군의 어머니에게 격려금 200만원을 전달했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사진 부산 영도구청 제공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사진 부산 영도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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