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가진 아이와 엄마가 함께 평균대 건너기 놀이를 하고 있다. 장애 어린이들에게 신체적 균형감을 키워준다. 임종진 기자
장애아 학부모로 산다는 것은…
장애아의 부모로 산다는 건 끝없는 투쟁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아이가 자라 학부모가 되면 그 투쟁의 강도는 더 높아진다. 아이를 데리고 한번 외출이라도 하려면 ‘재수 없다’는 편견어린 시선들과 싸워야 하고, 장애인용 경사로 공사를 반대하는 사람들과도 싸워야 한다. 두 장애아동을 입양해 키우고 있는 양정숙(39)씨의 말처럼 ‘싸움닭’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소리 높여 요구하지 않으면 길 하나 건너기도, 계단 하나 오르기도 힘들거든요.”
섬뜩한 뉴스들도 견뎌내야 한다. 학급 담임이 자리를 비운 사이 수업보조원이 지체장애아를 너무 운다며 사물함에 가뒀다는 기사나 어느 지체장애인이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다 핸드레일과 발판 사이에 끼여 끝내 숨졌다는 소식 등을 접할 때마다 아이의 얼굴이 겹쳐 떠오르기 때문이다. 비장애아의 부모가 ‘학부모’라는 명찰을 달게 될 기대감에 차 아이의 진학을 꿈꾸는 동안에도, 장애아의 부모는 아이를 받아줄 학교를 찾아 몇 개월을 헤매거나 아예 진학을 1~2년 미뤄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장애아와 비장애아의 어우러짐 긍정적…교사 따라 편차 커
간신히 특수학교나 일반학교의 특수학급, 통합학급에 진학을 하더라도 교육의 질을 확보하기 위한 지난한 싸움은 이어진다. 특히 통합학급에의 진학은 장애학생의 사회적응력 향상은 물론 비장애학생도 장애에 대한 편견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걸어볼 만한 교육법이나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라는 ‘구태의연한’ 방해물들이 놓여있어 쉽지 않다. 대부분의 학급들이 장애인과 어우러질 준비가 덜 되어 있다.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정신지체아를 둔 학부모는 “1학년 땐 좋은 선생님을 만나 학교 가는 걸 좋아했는데, 2~3학년 되서는 선생님을 잘못 만났는지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으려고 한다”며 하소연한다. 반 친구들이 ‘병신’이나 ‘바보’ 취급을 하기 예사이고 담임교사조차 돌발 상황이 생기면 때려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점심시간에 자신들이 먹기 싫은 반찬을 모아와 아이에게 먹으라며 괴롭힌 적도 있다.
일부 교사들, 헌신 혹은 방치…특수교육 연수 확대해야 ‘너랑 한 팀이 되면 중요한 시합에서 지니까’ 등 조목조목 이유를 들어 놀이에 끼워주지 않으려 하거나 심부름을 시켜놓고 ‘특수학급에서 물건 사는 법 배웠다길래 복습시켜 준 것 뿐이다’라고 당당하게 구는 ‘지능적인 괴롭힘’도 있다. 이때 특수교육에 대한 소양이 부족한 담임교사는 어쩔 줄 몰라하거나 수수방관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 내용 역시 허술해 발달장애를 가진 고등학생에게 하루 종일 유치원 수준의 선긋기나 색칠공부를 하도록 지도한 경우도 있다. 장애인교육권연대의 ‘룰루’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단순히 어느 학교가 좋다더라는 소문만 믿고 찾아가는 것도 위험하다. 매년 통합 담임과의 만남은 부모들에겐 큰 숙제이기 때문이다. 좋은 학교에서도 담임교사를 잘못 만날 가능성이 있고, 가족들도 언제까지 철새처럼 좋다는 곳만 찾아다닐 수만은 없다. 보다 적극적으로 부모의 역할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한다. 장애아를 둔 부모의 마음은 오늘도 고단하고 분주하다. 하정민 인턴기자 foolosophy@hanmail.net
일부 교사들, 헌신 혹은 방치…특수교육 연수 확대해야 ‘너랑 한 팀이 되면 중요한 시합에서 지니까’ 등 조목조목 이유를 들어 놀이에 끼워주지 않으려 하거나 심부름을 시켜놓고 ‘특수학급에서 물건 사는 법 배웠다길래 복습시켜 준 것 뿐이다’라고 당당하게 구는 ‘지능적인 괴롭힘’도 있다. 이때 특수교육에 대한 소양이 부족한 담임교사는 어쩔 줄 몰라하거나 수수방관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 내용 역시 허술해 발달장애를 가진 고등학생에게 하루 종일 유치원 수준의 선긋기나 색칠공부를 하도록 지도한 경우도 있다. 장애인교육권연대의 ‘룰루’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단순히 어느 학교가 좋다더라는 소문만 믿고 찾아가는 것도 위험하다. 매년 통합 담임과의 만남은 부모들에겐 큰 숙제이기 때문이다. 좋은 학교에서도 담임교사를 잘못 만날 가능성이 있고, 가족들도 언제까지 철새처럼 좋다는 곳만 찾아다닐 수만은 없다. 보다 적극적으로 부모의 역할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한다. 장애아를 둔 부모의 마음은 오늘도 고단하고 분주하다. 하정민 인턴기자 foolosoph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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