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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1급 시각장애인 석사학위 받아

등록 2005-08-18 23:40수정 2005-08-19 01:20

시각 장애인
시각 장애인
건국대 법학석사 시각장애 1급 노광호씨
한 자 한 자 더듬어 가며 점자책을 짚어나가던 노광호(56·노원 시각장애인복지관 해피콜 서비스센터 소장)씨의 감긴 눈 주위로 웃음이 감돌았다. 시각장애 1급인 그는 22일 열리는 건국대 행정대학원 2004년 후기 졸업식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법학석사 학위를 받는다.

쉰이 넘는 나이와 앞이 안 보이는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그의 대학원 성적은 평균 평점 4.5 만점에 4.33점.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그 ‘흔한’ 말도 그의 입에서 나오면 새삼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든다.

노씨는 다섯살 때 홍역을 앓고 난 뒤 시력을 잃었다. 어려운 농촌 살림에, 그것도 7남매 가운데 셋째였던 그는 “눈 밝은 사람이 먼저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형과 동생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양보했다. 그는 20대 중반의 늦은 나이인 1973년 국립서울맹학교를 졸업했다.

15년째 서울시립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일고 있는 그는 짬짬이 시간을 내 방송통신대학에서 행정학을 공부했다. 내친 김에 대학원까지 생각하던 그는 비장애인을 위한 법률가는 넘쳐나는 데 견줘 장애인을 위한 법률 전문가는 없다는 생각에 행정학에서 법학으로 전공을 바꿔 2002년 건국대 행정대학원의 문을 두드린다.

그의 생각은 논문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석사학위 논문 주제는 ‘장애인 인권에 관한 헌법적 고찰’이다. 그는 “비장애인과 함께 장애인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가 헌법에 명시돼 있지만 정작 현실은 법전 속의 글자와는 다르다”며 장애인 차별 금지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장애인복지관에서 정년까지 일한 뒤 장애인들을 위해 법률 도움을 주는 봉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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