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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장애인 교육권’ 천막농성 인천학부모회 김태완 회장

등록 2005-08-17 19:32수정 2005-08-17 19:34

“장애아는 유치원도 못 다니는 세상” 김태완 회장
“장애아는 유치원도 못 다니는 세상” 김태완 회장
“장애아는 유치원도 못 다니는 세상”

 “장애아라고 특별한 대우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반 아이들과 같이 때가 되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겁니다.”

쌍둥이 장애아를 둔 어머니 김태완(35·인천 통합교육학부모회장)씨는 17일 인천시 교육청 정문 앞에서 장애 학부모들과 ‘장애인교육권 보장’을 요구하며 22일째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특수교육진흥법에 의한 것입니다. 지난해 정부가 장애아들을 위해 방과 후 교육이나 특수학급 급식비 등을 지원하라는 지침까지 내려 보냈지만 교육청은 팔짱만 끼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거듭 요구하자 ‘경제자유구역이 생기는 등 돈 쓸 곳이 많아 더 이상 장애인들을 위해 예산 지원이 곤란하다’며 경찰을 동원해 강제로 끌어내고 출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교육청 문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하고 있습니다”라고 농성 이유를 밝혔다.

쌍둥이 장애아 어머니 교육청 외면에 22일째 항의농성
“아이 받아주는 곳 없어 200군데 알아본 어머니도 있다”

인천의 한 특수학교 교사였던 김씨는 아들 쌍둥이가 3살 때인 1998년 정신지체 장애라는 병원의 진단을 받은 뒤 장애인 교육권에 관심을 더 갖고 운동에 나섰다. 장애아가 겪어야 하는 힘든 삶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였기에 두 아들의 장애라는 사실에 견디기 힘들었다. 또 장애인 교육에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을 알고 있어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었다. 낮에는 직장에, 밤에는 두 애를 데리고 치료를 받으러 다녔지만 별 효과도 없는 것 같고, 힘들어 애들이 유치원에 입학할 때 큰 꿈을 가졌던 교사도 포기해야만 했다. 그는 당시 너무 힘들고 우울증까지 겹쳐 죽고 싶고, 이혼을 생각하는 등 별별 생각을 다했지만 정상아와 장애아를 통합 교육하는 인천 한 어린이집에 아들이 입학한 뒤 같은 처지의 어머니들을 만나면서 용기를 얻었다.

그는 “2001년 4월 부평에 유일하게 통합교육을 하는 유치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사정해 장애가 심한 아들을 먼저 입학시켰고, 자연스럽게 장애 부모들과 어울려 울기도 하고, 기도하며 정기적 모임을 통해 장애인들에 대한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잘 먹이고 잘 입히면 되지 무엇을 하려고 교육하려 하느냐는 식으로 사회적으로 장애아를 교육시키는 것에 대한 인식을 못하는 것이 큰 문제인 같다”고 했다. 제도적으로도 기본적인 것이 거의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유치원에 가야 할 나이가 되면 보통 아이들은 누구나 갈 수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받아주는 유치원이 거의 없었습니다”라며 “한 어머니는 장애 아들을 유치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무려 200군데가 넘는 곳을 알아본 적도 있을 정도로 장애아 교육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거의 없습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 선배이기도 한 인천의 한 구청 공무원이었던 김씨의 남편(41)도 쌍둥이 아들을 낳은 지 6개월 됐을 무렵 새벽에 구청에 불려가 거리 청소를 하고 오다가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단한 장애인이다. 남편은 다리가 불구가 된 뒤 공무원들이 왜 여기저기 끌려 다녀야 하느냐며 울분을 토로하며 공무원 노조에 가입했고, 지난해 가을 파업에 참여했다 해고된 상태다.


지난해 4월부터 통합교육학부모 회장을 맡고 있는 김씨와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 집해위원장인 남편은 장애인부모들과 함께 지난달 26일부터 인천시교육청에 들어가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요구하다 경찰에 연행돼 남편은 구속됐다 풀려났고, 김씨도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그는 “장애아로 태어나면 안 태어나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애아에게는 인권이 없다”며 “장애아를 임신했어도 엄마가 용기를 내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그런 사회, 기본적으로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는 사회, 우리 아이가 나중에 일하러 갈 곳이 있고, 돌아올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글·사진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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