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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돈벌어 장애인 식구들에 맛난 것 사줄래요”

등록 2013-02-03 20:05수정 2013-02-04 11:49

지난달 29일 새 건물을 지어 문을 연 고양시 탄현동 홀트보호작업장에서 직업훈련중인 중증장애인 10여명이 친환경 콩나물 재배에 쓸 콩을 고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새 건물을 지어 문을 연 고양시 탄현동 홀트보호작업장에서 직업훈련중인 중증장애인 10여명이 친환경 콩나물 재배에 쓸 콩을 고르고 있다.
3층건물 지어 둥지튼 홀트보호작업장 중증장애인들
“돈을 벌어서 아파트 식구들에게 맛있는 것 사주고 싶어요.”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홀트보호작업장에서는 서희목(40)씨를 비롯한 중증 장애인 10여명이 마주 앉아 콩을 고르거나 콩나물을 씻는 등 각자 맡은 일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적장애 1급인 서씨가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다는 식구는 바로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함께 사는 장애인 4명이다.

홀트보호작업장은 홀트아동복지회에서 20억원을 내고 정부보조금 5억원을 들여 마련한 장애인 직업재활시설로 이날 25년 만에 단독 건물을 지어 준공했다. 중증장애인들이 직업교육과 직업훈련을 받으며 사회에 적응하고 제 능력으로 살아가도록 지원하고자 87년 개장한 작업장은 그동안 장애인종합체육관의 반지하를 개조한 열악한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훈련생 30여명이 쇼핑백 끈 끼우기 등 단순노동을 하는 게 고작이었다.

체육관 반지하서 25년만에 이사
76명이 콩나물재배·도예 등 훈련
최저임금 보장할 판로확보 고민

새 작업장은 연면적 3천㎡의 3층으로 커피전문점, 콩나물 재배장, 도예공방 등이 들어섰다. 홀트타운 거주 장애인 50명과 퇴소·재가 장애인 26명이 지난달 5일부터 콩나물 재배, 도예 작업, 커피·천연비누·앞치마·머그잔 만들기 등 다양한 직업재활훈련을 받고 있다. 직업재활교사 4명과 자원봉사자가 이들의 작업을 돕고 있다.

작업장에서는 직업훈련 과정이지만 노동의 대가로 임금도 준다. “훈련생의 평균 임금은 월 15만원가량이지만, 능력에 따라 45만원 이상을 받는 장애인도 3명이나 된다”고 교사 김유지(25)씨는 전했다.

중증장애인 16명이 일하는 콩나물 재배장은 성장촉진제를 전혀 쓰지 않고 소나무에서 추출한 천연유기황을 넣어 적정 온도에서 5~6일 기른 친환경 콩나물을 생산한다. 생산판매기사 황보성봉(32)씨는 “아직은 판로가 없어 주로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팔고 있지만, 안정적 판로를 확보해 훈련생 모두에게 최저임금이라도 주는 것이 목표”라고 바람을 전했다.

커피전문점 ‘카와’(Qahwa)에서 캐셔를 맡고 있는 백미화(45)씨는 바리스타를 꿈꾸고 있다. 그를 비롯한 장애인 4명은, 바리스타인 국가대표 휠체어 농구선수 출신 조승현(30)씨에게 커피 만드는 법을 배우며 자립 준비를 하고 있다. 카와 쪽은 훈련생들을 위해 로열티를 받지 않고 카페 운영과 관리, 커피에 대한 전문지식을 전수해줬다.

작업장 책임자인 정순규 원장은 “훈련생들이 이곳을 거쳐 궁극적으로 장애인 근로사업장이나 일반 고용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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