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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영혼을 울리는 립싱크 ‘홀트아동복지회 합창단’ 7살 이강영 양

등록 2005-05-25 19:33수정 2005-05-25 19:33



미숙아로 태어나 기관지수술…소리없는 ‘노래’

25일 홀트일산복지타운 강당에서는 공연을 하루 앞둔 장애인 32명이 합창 연습에 한창이었다.

홀트아동복지회 합창단 ‘영혼의 소리’ 단원들이다. 초등학생 개구쟁이부터 40대 후반의 아주머니까지 다양하다. 각기 장애를 한 가지씩 가지고 있지만, 이들이 내는 화음은 넓고도 풍부했다.

유난히 몸집이 작은 이강영(7)양은 금방 눈에 띄었다. 강영이는 휠체어에 앉아 지휘자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입을 움직였다. 하지만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강영이는 1998년 30주 만에 미숙아로 태어날 때 기관지 협착 증세로 호흡 곤란을 일으켜 기관지 절제 수술을 받았다. 이 수술로 목에 작은 구멍이 생긴 강영이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수술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해지자 재작년 목에 난 구멍을 다시 막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한참 말을 배워야 할 나이에 성대를 이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도 강영이는 목소리를 거의 내지 못한다.

소리 내는 법을 배우려고 강영이는 지난해 봄 ‘영혼의 소리’ 합창단에 들어갔다. 원래 엄격한 오디션을 통해 단원을 뽑는 합창단이지만 강영이는 오디션 없이 입단하는 ‘특혜’를 받았다. 강영이는 지휘자 박제응(39) 선생님의 입 모양을 따라하며 아직 ‘립싱크’로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단원들과 함께 지난해 11월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했고, 미국 보스턴 초청 공연 때도 무대에 섰다.

박꽃송이(30) 사회복지사는 “처음에는 지휘자 선생님이 성악가라서 목소리가 크니까 강영이가 합창단 연습을 무서워했는데 요즘에는 너무 좋아한다”며 “노래를 배우면서 성격이 눈에 띄게 밝아지고 짧은 말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혼의 소리’ 합창단은 26일 저녁 7시30분 경기 고양시 덕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펠리체어린이합창단과 함께 ‘2005 사랑의 콘서트’를 연다.

고양/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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