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관(19)
김영관군 “모두 어머니 덕”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하루 24시간을 누운 상태로 보내야 했고,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건 두 눈동자와 입뿐이었다. 하지만 ‘전신마비’조차도 학업에 대한 열정을 꺾지 못했다.
지난 19일 김영관(19·사진)군은 당당하게 서강대 사회과학부에 입학해 2009년 서강대학교 신입생이 됐다. “대학에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설렙니다.” 김군은 다른 국내 유명 대학 2곳에도 합격했지만, 장애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진 서강대를 선택했다.
김군은 척수성근위축증이라는 중증장애를 앓고 있다. 첫돌이 갓 지난 1992년 김군은 장애 진단을 받았고, 서서히 진행된 근위축증으로 그의 몸은 굳어갔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부터는 대부분의 시간을 누운 채 보내야 했다. “밖에서 뛰노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지만 그럴 때마다 책읽기에 매진했습니다.” 어머니는 이런 그의 곁에서 손발이 돼 주었다. 책장을 넘길 수 없는 그를 위해 대신 책장을 넘겨주었고, 지난해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할 때는 문제집을 한 장 한 장 스캔해 그가 보기 쉽게 파일로 만들어주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어머니가 옆에서 책을 들어주면 눈으로 읽으며 공부했어요. 어머니가 없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겁니다.”
김군의 꿈은 법조인이 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사회의 약자들이 피해를 입는 모습을 지켜봤던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법조인이 돼 소외 계층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국제사법재판관이 돼 가진 것 없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편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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