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정책에 항의…문광부로 업무 조속이관 요구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체육정책에 항의하며 훈·포장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장애인경기단체총연합회(공동대표 하영택) 소속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 23명은 6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복지부가 장애인 체육을 위해 사용해야 할 기금과 시설의 취지를 망각한 채 장애인 체육인들에 대한 차별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각종 대회 입상을 통해 받은 훈·포장을 반납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해 9월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서 ‘된장 투혼’을 발휘하며 사격 여자 공기소총 종목에서 금·은메달을 딴 허명숙(49)씨, 휠체어 육상 2관왕 홍석만(31)씨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그동안 장애인 체육인들은 차별적인 체육 정책을 감내하며 척박한 현실에서 열심히 땀흘려 왔다”며 “그 결과 장애인체육진흥기금과 장애인선수촌 건립을 얻어냈지만 복지부는 이들의 명칭을 변경시켜 장애인 체육을 더욱더 소외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체육진흥기금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대회 잉여금 등을 통해 250억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경기도 이천에 건립 예정인 장애인선수촌은 부지 매입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장애인 체육인들은 복지부가 장애인체육진흥기금은 ‘복지기금’으로, 장애인 선수촌은 ‘장애인 수련원’으로 명칭을 바꿔 장애인 체육발전이라는 본래 취지와 목적에서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하영택 총연합회 공동대표는 “지난해 12월 장애인 체육업무가 복지부에서 체육전문부처인 문화관광부로 이관하도록 결정이 난 만큼 장애인 체육업무를 문화관광부로 조속히 이관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왕진호 과장은 “6월 말까지 장애인체육 업무를 문광부로 넘겨주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며 “다만 문광부 산하에 장애인체육회를 구성하도록 한 체육진흥법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중이어서 지연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남일 안영진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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