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희(사진)
‘솟대문학’ 통권 70호 낸 방귀희 발행인
장애인문학 계간지 17년 ‘한길’
“존재가치 확인 위해 글쓰는 것
기성 문인들의 관심·애정 절실” “<솟대문학>에 글을 쓰는 이들은 대개 중증 장애인입니다. 엎드려 지내거나 적어도 이동이 힘든 이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나마 손으로 글을 쓰는 이만 해도 행복한 편이고, 머리에 띠를 두르고 봉을 연결해서 자판을 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살아 있다는 존재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겁니다.” 장애인 문학 전문 계간 <솟대문학>이 2008년 여름호로 통권 70호를 기록했다. 1991년 봄호로 창간된 이래 단 한 번도 빠짐없이 17년 동안 꾸준히 장애인 문인들의 입과 귀 노릇을 해 온 것이다. 통권 70호 돌파에 즈음해 25일 낮 기자들과 만난 방귀희(사진) 발행인(한국장애인문인협회장)은 장애 문인들의 표현과 소통의 장인 <솟대문학>에 대한 관심과 격려를 당부했다. 라디오 방송에서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 <내일은 푸른 하늘>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방 회장이 장애인문인협회를 만든 것은 1990년 8월이었다. “방송국에 사연을 보내 오는 장애인 청취자들 중에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여러 분 있었어요. 그분들과 만나서 우리의 글을 실을 책을 내자는 의논을 하다가 단체를 만들고 내친김에 잡지까지 창간하게 되었죠.” <솟대문학>은 호당 2천권을 발행한다. 장애인에게 80%, 도서관과 장애 관련 시설 등에 20%를 배포한다. 협회 회원들에게는 무료로 보낸다. 글이 실린 회원들에게는 적게나마 원고료도 지급한다. 구상 시인이 생전에 쾌척한 2억원을 기금으로 해마다 ‘구상솟대문학상’을 운영하면서 본상 300만원, 신인상 100만원의 상금도 준다. 여유가 있는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기도 하지만, 발행과 배포에 필요한 비용의 대부분은 후원회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특히 97년 외환위기로 잡지 발행을 중단할 뻔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후원하고 있는 오진권 ㈜이야기가있는외식공간 대표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솟대문학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오 대표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적어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솟대문학>이 계속 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애 문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 문학을 하는 분들입니다. 그나마 몸을 움직여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이들만 해도 문학을 하지 않습니다.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하기도 어려운 분들이 문학을 하는 겁니다. 스토 부인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흑인 노예 해방에 기여했듯이, <솟대문학>은 ‘장애 해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제 한 몸 가누기도 힘든 중증 장애인들이 힘들게 쓴 글들을 읽다 보면 장애를 지니지 않은 분들도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방 회장은 특히 기성 문인들이 <솟대문학>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존재가치 확인 위해 글쓰는 것
기성 문인들의 관심·애정 절실” “<솟대문학>에 글을 쓰는 이들은 대개 중증 장애인입니다. 엎드려 지내거나 적어도 이동이 힘든 이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나마 손으로 글을 쓰는 이만 해도 행복한 편이고, 머리에 띠를 두르고 봉을 연결해서 자판을 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살아 있다는 존재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겁니다.” 장애인 문학 전문 계간 <솟대문학>이 2008년 여름호로 통권 70호를 기록했다. 1991년 봄호로 창간된 이래 단 한 번도 빠짐없이 17년 동안 꾸준히 장애인 문인들의 입과 귀 노릇을 해 온 것이다. 통권 70호 돌파에 즈음해 25일 낮 기자들과 만난 방귀희(사진) 발행인(한국장애인문인협회장)은 장애 문인들의 표현과 소통의 장인 <솟대문학>에 대한 관심과 격려를 당부했다. 라디오 방송에서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 <내일은 푸른 하늘>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방 회장이 장애인문인협회를 만든 것은 1990년 8월이었다. “방송국에 사연을 보내 오는 장애인 청취자들 중에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여러 분 있었어요. 그분들과 만나서 우리의 글을 실을 책을 내자는 의논을 하다가 단체를 만들고 내친김에 잡지까지 창간하게 되었죠.” <솟대문학>은 호당 2천권을 발행한다. 장애인에게 80%, 도서관과 장애 관련 시설 등에 20%를 배포한다. 협회 회원들에게는 무료로 보낸다. 글이 실린 회원들에게는 적게나마 원고료도 지급한다. 구상 시인이 생전에 쾌척한 2억원을 기금으로 해마다 ‘구상솟대문학상’을 운영하면서 본상 300만원, 신인상 100만원의 상금도 준다. 여유가 있는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기도 하지만, 발행과 배포에 필요한 비용의 대부분은 후원회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특히 97년 외환위기로 잡지 발행을 중단할 뻔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후원하고 있는 오진권 ㈜이야기가있는외식공간 대표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솟대문학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오 대표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적어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솟대문학>이 계속 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애 문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 문학을 하는 분들입니다. 그나마 몸을 움직여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이들만 해도 문학을 하지 않습니다.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하기도 어려운 분들이 문학을 하는 겁니다. 스토 부인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흑인 노예 해방에 기여했듯이, <솟대문학>은 ‘장애 해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제 한 몸 가누기도 힘든 중증 장애인들이 힘들게 쓴 글들을 읽다 보면 장애를 지니지 않은 분들도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방 회장은 특히 기성 문인들이 <솟대문학>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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